한번은 코인을 확인하려고 바이낸스를 열었는데, 이상하게도 차트만 텅 비어 보였던 적이 있습니다. 숫자는 움직이는데 정작 중요한 캔들 차트가 보이지 않으니 뭔가 잘못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브라우저를 의심해 보기도 하고, 인터넷이 문제인가 싶어서 와이파이를 껐다 켰다 하면서 여기저기 눌러 보다가, 차트가 안 보이는 데에도 생각보다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나씩 점검해 보면서 정리해 둔 방법들을 바탕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차트가 안 보일 때 확인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이낸스는 국가마다 이용 제한이 다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직접 접속이나 이용에 제약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 차트 표시 문제라기보다 서비스 이용 제한에 가까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에는 항상 법적, 재정적 위험이 따르니, 실제 거래를 하기 전에는 관련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차트 화면이 안 뜰 때” 기술적인 관점에서 점검할 수 있는 방법들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간단한 점검부터 시작하기
차트가 보이지 않을 때는 복잡한 설정을 건드리기 전에, 가장 단순한 부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외로 기본적인 문제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첫째, 페이지를 새로고침해 보는 방법입니다. 보통 브라우저는 속도를 높이려고 예전에 받아 둔 데이터를 저장해 두는데, 이 캐시가 엉뚱하게 작동해서 차트가 제대로 갱신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단순 새로고침보다, 캐시를 무시하고 강제로 새로 불러오는 단축키를 쓰는 편이 좋습니다.
Windows에서는 Ctrl + F5, Mac에서는 Cmd + Shift + R을 눌러 새로고침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화면이 잠깐 깜빡이더라도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페이지 전체를 다시 받아오는 과정입니다.
둘째, 인터넷 연결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웹사이트 목록이나 문자만 어렴풋이 뜨고, 차트나 이미지처럼 데이터가 많은 부분만 안 뜨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현상은 대개 연결이 불안정할 때 잘 일어납니다. 다른 사이트에 들어가서 동영상이나 이미지가 제대로 재생되는지 보거나, 와이파이를 사용 중이라면 잠시 껐다가 다시 켜 보거나, 가능하다면 다른 네트워크(모바일 데이터, 다른 와이파이 등)로 접속을 바꿔 보는 것도 좋습니다.
셋째, 차트의 거래쌍이나 시간 단위를 바꿔 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BTC/USDT 차트만 안 보이고, ETH/USDT나 다른 메이저 코인 차트는 잘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차트 자체가 고장이라기보다 특정 종목 데이터에 문제가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또 1분, 5분, 1시간, 4시간, 1일 등 다양한 시간 프레임을 바꿔 보면서 어느 구간에서라도 차트가 뜨는지 확인해 보면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브라우저 설정과 확장 프로그램 점검하기
기본적인 확인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사용하는 브라우저 쪽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브라우저는 생각보다 많은 기능과 설정이 얽혀 있어서, 작은 변화 하나가 특정 사이트의 화면을 깨뜨리는 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먼저, 브라우저의 캐시와 쿠키를 삭제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캐시는 예전에 불러왔던 이미지나 스크립트 파일을 저장해 두었다가 재사용하는 기능이고, 쿠키는 로그인 정보나 사이트 설정을 보관하는 작은 데이터입니다. 이 둘이 너무 오래되었거나 꼬여 있을 때, 차트가 중간에서 멈춰 버리거나 일부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기준으로 설명해 보면, 오른쪽 위 점 세 개 메뉴를 눌러 도구 더보기를 선택한 뒤,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 메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간을 전체 기간으로 설정하고, 캐시된 이미지 및 파일, 쿠키 및 기타 사이트 데이터를 선택한 뒤 삭제를 진행하면 됩니다. 삭제 후에는 다시 바이낸스에 접속해 로그인한 뒤 차트를 확인해 보면 됩니다. 다른 브라우저들도 구조는 비슷하니, 설정 메뉴에서 기록 삭제나 개인정보 관련 항목을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비슷한 기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다음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 시크릿 모드(또는 개인 정보 보호 모드)입니다. 시크릿 모드는 별도의 창에서 열리며, 기존에 저장된 쿠키와 캐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많은 확장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비활성화됩니다. 같은 바이낸스 주소를 시크릿 모드에서 열어 보았을 때 차트가 잘 보인다면, 평소 사용하던 환경에 설치된 확장 프로그램이나 저장된 데이터가 문제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연결해서,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하나씩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광고 차단기, 추적 방지, VPN 관련 확장 프로그램은 웹사이트의 스크립트 로딩을 차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이낸스 차트 역시 이런 필터에 걸릴 수 있습니다. 확장 프로그램 목록에서 모두 일시적으로 꺼 둔 뒤, 다시 바이낸스에 접속해 차트가 뜨는지 살펴보는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는 차트가 잘 보이는데, 다시 확장 프로그램을 차례로 켜다가 어느 시점부터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 켠 확장 프로그램이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크롬에서만 문제가 생기면 엣지,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으로 같은 계정에 접속하여 차트가 정상적으로 보이는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마다 사용하는 렌더링 엔진과 내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브라우저가 최신 버전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래된 버전은 최신 웹 기술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서, 차트 라이브러리가 불완전하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설정 메뉴에서 버전을 확인하고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면 가능한 한 최신으로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장치와 네트워크 환경 살펴보기
브라우저를 바꾸거나 설정을 조정해도 문제가 그대로라면, 사용하는 장치나 네트워크 환경 쪽을 점검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프로그램이 켜졌다 꺼지면서 메모리나 시스템 자원이 꼬일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효과가 큰 방법은 장치를 완전히 껐다가 켜 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화면만 껐다 켜는 것이 아니라, 전원을 완전히 꺼서 메모리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재부팅한 뒤, 다른 프로그램을 최소한으로 켠 상태에서 브라우저만 실행해 바이낸스 차트를 열어 보면 이전과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VPN이나 프록시 사용 여부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바이낸스 접속이 제한되거나, 특정 서버를 경유해야 접속이 가능한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VPN 서버가 바이낸스와의 연결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차트 데이터가 도중에 끊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VPN을 켜고 있다면 잠시 끄고 접속해 보고, 반대로 항상 직접 접속만 했다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VPN을 사용하는 경우와 비교해 보는 것도 참고가 됩니다. 다만, 이 부분은 각 국가의 규정과 서비스 약관을 고려해야 하므로 무조건 권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DNS 설정 문제도 있습니다. DNS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주소(예: 도메인 이름)를 실제 서버의 숫자 주소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DNS가 일시적으로 느려지거나 오류를 일으키면, 웹사이트 연결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네트워크 설정에서 DNS 주소를 구글 DNS(8.8.8.8, 8.8.4.4)나 클라우드플레어 DNS(1.1.1.1, 1.0.0.1)와 같은 공용 DNS로 바꿔 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작업은 네트워크 설정을 직접 다루어야 해서, 설정 화면이 낯설다면 무리해서 시도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하드웨어 가속도 가끔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브라우저는 그래픽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그래픽 카드(GPU)를 이용하는데, 특정 드라이버나 그래픽 카드와 충돌이 생길 경우, 차트처럼 복잡한 그림을 그리는 영역에서 화면이 검게 나오거나 일부만 깨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크롬의 경우 설정 메뉴의 시스템 항목에서 가능한 경우 하드웨어 가속 사용 옵션을 끄고 브라우저를 다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차트가 정상적으로 보인다면, 그래픽 관련 설정이나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낸스 자체 문제 가능성 생각하기
사용자 쪽 설정을 아무리 손봐도 차트가 보이지 않는다면, 바이낸스 쪽에서 일시적인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만합니다. 대형 서비스라도 서버 점검이나 업데이트 과정에서 일부 기능이 잠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차트는 외부 데이터 제공 업체나 내부 차트 엔진과 연결되어 있어, 이 부분의 장애가 전체 서비스와 별도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바이낸스의 공지사항이나 공식 채널에서 점검 안내나 장애 관련 알림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이트 상단 또는 알림 영역에 점검 공지가 뜨는 경우도 있고, 일정 시간 동안 일부 자산의 차트가 제한된다는 안내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만약 비슷한 시간대에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개인 설정 문제라기보다 서비스 측의 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웹 브라우저에서만 차트가 보이지 않는 경우, 바이낸스 모바일 앱이나 데스크톱 앱을 설치해서 비교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앱은 브라우저와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웹에서 문제가 생겨도 앱에서는 정상적으로 차트가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앱에서만 문제가 있고 웹은 멀쩡하다면, 사용하는 기기나 앱 버전, 운영체제와의 호환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움 요청이 필요할 때 준비하면 좋은 정보들
여러 가지를 시도해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결국 바이낸스 고객 지원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이때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면 답변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문제 파악도 훨씬 쉬워집니다.
먼저, 어떤 환경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정보입니다.
- 사용한 기기 종류: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 운영체제: Windows, macOS, 안드로이드, iOS 등과 버전
- 브라우저 종류와 버전: Chrome, Edge, Firefox, Safari 등
- 웹 버전에서 문제가 있는지, 모바일 앱이나 데스크톱 앱에서도 동일한지 여부
또한 문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특정 시점이나 행동 이후에 갑자기 발생했는지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브라우저를 업데이트한 뒤부터인지, 확장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한 뒤부터인지, 다른 네트워크로 옮긴 뒤부터인지 등을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이미 시도해 본 해결 방법들을 목록으로 적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브라우저 캐시 삭제, 시크릿 모드 접속, 다른 브라우저 사용, 장치 재부팅, VPN on/off 테스트”처럼 어떤 순서로 무엇을 해 보았는지 적어두면, 고객 지원에서 같은 방법을 다시 안내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문제 화면을 캡처해서 함께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차트 영역이 아예 비어 있는지, 로딩 아이콘만 계속 도는지, 오류 메시지가 뜨는지에 따라 원인 추측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류 코드나 문구가 있다면 그대로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차트가 보이지 않는 현상은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되기보다는, 여러 요소가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라우저, 네트워크, 장치, 서비스 자체 상태를 하나씩 분리해 보면서 점검해 나가다 보면, 처음에는 막막해 보이던 문제도 어느 지점에서 실마리가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은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가장 단순한 새로고침과 인터넷 연결 확인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는 습관을 들여 두면 비슷한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