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물놀이만 해도 까르르 웃던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는 따뜻한 물에 발만 담가도 몸을 움츠리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열이 나고 입안까지 아파하니 목욕을 해도 되는지, 어떻게 열을 관리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지실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 겪고 나니, 괜찮다는 말 한마디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아는 것이 훨씬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기 수족구, 목욕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족구는 손, 발, 입 주변에 물집과 궤양이 생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입니다. 보통 1주일에서 길게는 10일 정도 지나면 좋아지지만, 그 기간 동안은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목욕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목욕을 해도 되는 상태인지 먼저 살펴보기

무조건 매일 목욕을 시켜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아이 상태를 먼저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고열로 축 늘어져 있거나, 물집이 심해 피부를 스치기만 해도 아파하는 경우에는 전신 목욕보다는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부드럽게 닦아주는 정도로 관리합니다.
  • 열이 조금 가라앉고 아이가 평소처럼 장난도 치고, 컨디션이 어느 정도 괜찮아 보인다면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목욕을 시켜도 괜찮습니다.
  • 목욕 중 아이가 유난히 싫어하고 더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날은 과감히 중단하고 물수건 샤워로 대신해도 됩니다.

물 온도와 목욕 시간

수족구일 때는 자극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물 온도와 시간은 다음 정도를 권장합니다.

  • 물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30~34℃ 정도의 미지근한 물이 좋습니다. 너무 뜨거우면 오히려 몸이 더 힘들 수 있고, 차가운 물은 아이에게 큰 자극이 됩니다.
  • 목욕 시간은 5분 이내로 짧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 물에 있으면 물집이 불어나거나 피부가 더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세정제 사용과 피부 자극 줄이기

수족구라고 해서 비누를 절대 쓰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순하게,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향이 강하거나 성분이 자극적인 제품보다는 순한 아기 전용 클렌저를 사용합니다.
  • 거품을 손에서 충분히 낸 후, 아이 몸에 살살 올려주듯이 닦아줍니다.
  • 물집이 있는 부위는 문지르지 말고, 물로만 가볍게 씻어내는 정도로 마무리합니다.

헹굼과 물기 제거, 보습제 사용

목욕이 끝난 뒤 관리도 꽤 중요합니다. 작은 차이지만 아이가 느끼는 불편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깨끗한 물로 비누 거품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궈줍니다. 거품 잔여물은 가려움과 자극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수건으로 세게 문지르지 말고, 부드러운 면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이 물기를 제거합니다. 특히 물집 부위는 가능한 한 스치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다뤄주면 좋습니다.
  • 물집이 터지지 않은 피부에는 건조를 막기 위해 보습제를 발라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터져 상처가 난 부위에는 연고 등 의사가 처방한 약이 아니라면 보습제를 직접 바르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염을 줄이기 위한 목욕 위생 수칙

수족구는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목욕 전후 위생 관리도 함께 신경 쓰면 좋습니다.

  • 아기 전용 수건을 따로 두고, 다른 가족과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 목욕이 끝난 후에는 욕조와 대야 등을 깨끗이 씻어 말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 보호자는 아이를 씻기기 전과 후에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을 꼼꼼하게 씻습니다.
  • 형제자매가 있더라도 수족구가 완전히 나을 때까지는 함께 목욕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열이 날 때 아기 수족구 케어 방법

수족구는 처음 2~3일 사이에 열이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에 열 관리와 수분 보충을 잘해주는 것이 아이가 견디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수분을 자주 보충하기

열이 나면 탈수 위험이 높아집니다. 다만, 입안이 아픈 아이에게 한 번에 많이 먹이려고 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 모유나 분유를 먹는 시기라면 평소처럼 수유하되, 아이가 힘들어하면 양을 줄이고 횟수를 조금 더 나누어 줍니다.
  • 물, 보리차, 소아용 전해질 음료 등은 한 번에 많이 먹이기보다 한 모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 입안 통증이 심하다면 너무 뜨겁지 않은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음료를 사용해보고, 컵이나 빨대, 숟가락 등 아이가 덜 아파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요구르트, 묽은 죽,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고 차가운 음식은 삼키기 비교적 편해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먹으려고 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내 온도와 습도 조절

열이 날 때는 실내 환경을 조금만 신경 써도 아이가 느끼는 불편함이 줄어듭니다.

  • 실내 온도는 대략 24~26℃ 정도로 너무 덥지 않게 유지합니다.
  • 습도는 50~60% 정도가 적당하며, 건조하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 하루에도 여러 번 짧게 환기를 시켜, 답답하지 않은 공기를 유지해줍니다.

옷차림과 이불

열이 난다고 두껍게 덮어주면 땀만 더 나고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 통풍이 잘 되는 얇은 면 옷을 입히고, 땀이 많이 나면 갈아입혀 줍니다.
  • 두꺼운 겉싸개나 무거운 이불은 피하고, 얇은 속이불이나 거즈 담요 정도로 가볍게 덮어줍니다.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 닦아주기

해열제와 함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 30~32℃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 목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닦아줍니다.
  • 수족구로 물집이 있거나 상처가 난 부위는 최대한 피하고, 자극을 주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 아이가 싫어하며 더 긴장하는 경우에는 무리해서 계속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열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얼음물, 너무 차가운 물, 알코올을 사용한 물수건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해열제 사용 시 꼭 기억할 점

해열제는 아이의 상태를 편안하게 해주기 위한 용도이지, 체온을 정상으로 완벽히 떨어뜨리는 약은 아닙니다.

  • 보통 38.5℃ 이상이면서 아이가 많이 힘들어할 때 해열제를 고려합니다. 다만, 평소 열에 약한 편이거나 경련 병력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한 기준을 우선합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계열 해열제가 대표적으로 사용되며, 반드시 아이의 체중에 맞는 용량과 복용 간격을 지켜야 합니다.
  • 임의로 용량을 늘리거나, 복용 간격을 너무 자주 당기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 약 이름이 같더라도 시럽, 현탁액, 좌약 등 제형에 따라 용량이 다를 수 있어, 제품에 적힌 용량표를 확인하거나 소아청소년과, 약국에 꼭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체온이 조금 높은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숨쉬기 편해지고, 얼굴이 조금 덜 힘들어 보인다면 약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휴식과 수면 환경 만들기

잘 자고 쉬는 것만큼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습니다. 수족구를 앓는 동안은 낮잠과 밤잠 모두 평소보다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놀고 싶어 해도 무리한 외출이나 과한 활동은 피하고, 조용한 놀이 위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 열이 있을 때는 잠들기 전 가볍게 몸을 닦아주고, 옷과 이불을 정리해 주면 뒤척임이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병원에 꼭 가야 하는 상황 살펴보기

수족구 자체는 대부분 집에서 충분히 관리하며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3개월 미만 아기에게 열이 나는 경우
  • 40℃에 가까운 고열이 지속되거나, 해열제를 사용해도 열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경우
  • 열이 내려가는 듯하다가 다시 오르내리면서 아이가 계속 처지고, 눈에 띄게 기운이 없는 경우
  • 경련을 한 적이 있거나, 현재 경련이 발생한 경우
  • 심한 구토나 설사로 소변량이 줄고, 눈물이 잘 나오지 않거나 입 안이 많이 말라 보이는 등 탈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 숨이 가빠 보이거나, 숨 쉴 때 들숨·날숨이 평소와 다르게 힘들어 보이는 경우
  • 목이 뻣뻣해 보이거나, 눈동자가 멍해지고 깨워도 잘 반응하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보이는 경우
  • 입안 통증 때문에 물 한 모금도 거의 못 마시고, 소변 횟수까지 줄어드는 경우

수족구를 겪는 동안 보호자도 체력과 마음이 함께 소모되기 마련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불필요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도 판단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만큼 돌보는 사람도 충분히 지치기 쉬운 시기이니, 가능한 선에서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천천히 지나가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