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마트폰으로 교통카드를 쓰게 된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지갑을 두고 나와서 당황했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휴대폰만 찍고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해봤습니다. 앱을 깔고, NFC 설정을 켜고, 카드도 연결하고 나니 그 뒤로는 지갑을 따로 챙길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버스와 지하철, 가끔 타는 택시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되니, 손에 들고 다니는 물건이 줄어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용하는 기기나 앱에 따라 화면이나 메뉴 이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전체 흐름은 거의 비슷합니다.

모바일 교통카드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기

모바일 교통카드는 실제 플라스틱 교통카드를 대신해서, 스마트폰 안에 교통카드 기능을 넣어 쓰는 방식입니다. 이때 중요한 기술이 바로 NFC라는 기능입니다. NFC는 휴대폰을 단말기에 가까이 댔을 때, 아주 짧은 거리에서만 정보를 주고받는 무선 기술입니다. 버스 단말기나 지하철 개찰구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요금이 결제되는 원리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로는 T-money(티머니)와 Cashbee(캐시비)가 대표적입니다. 이 두 서비스 모두 실물 교통카드와 비슷하게 버스, 지하철, 일부 택시,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들

모바일 교통카드를 쓰기 전에, 스마트폰에서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입니다. 국내에서 티머니나 캐시비 같은 일반적인 모바일 교통카드 앱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보통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필요합니다. 아이폰에도 NFC 기능이 있지만, 한국에서 널리 쓰이는 티머니·캐시비 앱은 아이폰에서 직접 태그해서 쓰는 방식으로는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일부 신용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교통카드 기능이나 Apple Pay 기반의 교통카드는 예외적으로 가능하기도 합니다. 이런 서비스는 카드사 앱과 약관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스마트폰의 NFC 기능입니다. NFC 기능이 꺼져 있으면 단말기에 휴대폰을 대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설정을 확인합니다.

설정 앱을 연 뒤, ‘연결’ 또는 ‘네트워크 및 연결’ 같은 메뉴로 들어갑니다. 그 안에서 ‘NFC 및 비접촉 결제’, ‘NFC’, ‘비접촉 결제’와 비슷한 이름의 항목을 찾아서 NFC를 켭니다. 그리고 모드가 있다면 보통 ‘카드 모드’ 또는 비슷한 의미의 기본 모드로 설정해 두어야 교통카드 단말기가 휴대폰을 카드처럼 인식합니다. 단순한 읽기/쓰기 전용 모드로 되어 있으면 결제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어떤 앱을 통해 모바일 교통카드를 쓸지 정하는 것입니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앱, 삼성페이, T-money나 Cashbee 같은 전용 앱 등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쓰는 스마트폰 모델과 통신사, 평소 결제 습관에 맞게 하나를 고르면 됩니다.

모바일 교통카드를 설정하는 대표적인 방법들

모바일 교통카드를 설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통신사 앱을 활용하는 방법,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교통카드 전용 앱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앱으로 설정하는 방법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앱은 전화·데이터 요금제와 연동된 서비스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설정하기에 비교적 편한 편입니다.

먼저 자신의 통신사가 어떤 앱을 제공하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티머니나 캐시비 앱이 기본으로 깔려 있거나, 통신사 전용 앱 안에서 교통카드 메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만약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모바일 티머니’, ‘T-money’, ‘모바일 캐시비’, ‘Cashbee’ 등의 이름으로 검색해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앱을 실행하면 교통카드 기능을 활성화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때 선불 방식과 후불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불 방식은 미리 금액을 충전해 놓고 그 안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잔액이 떨어지면 다시 충전해야 합니다. 반면, 후불 방식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연결해 두었다가 한 달에 한 번, 사용한 만큼 나중에 카드대금으로 청구되는 방식입니다. 후불 방식은 매번 충전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지만, 만 19세 미만이거나 본인 명의 신용카드가 없으면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제 방식을 고른 뒤에는 결제 수단을 등록해야 합니다. 후불을 선택했다면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선불을 선택했다면 충전에 사용할 계좌나 카드, 휴대폰 소액결제 등을 등록합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 인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삼성페이로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

삼성전자에서 나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페이 안에도 T-money나 Cashbee 같은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먼저 스마트폰에 설치된 삼성페이 앱을 실행합니다. 화면 아래쪽이나 메뉴에서 ‘+’ 버튼 또는 카드 추가 메뉴를 선택하고, 그 안에서 ‘교통카드’ 항목을 찾습니다. 여기서 T-money 또는 Cashbee 중 원하는 서비스를 고릅니다.

교통카드를 선택하면 약관 동의 화면이 나오고, 이어서 결제 방식을 고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선불이나 후불을 선택하고, 신용카드·체크카드 등을 연결합니다. 삼성페이에서는 후불 방식으로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등록을 마친 뒤에는 스마트폰의 설정에서 비접촉 결제의 기본 앱을 삼성페이로 지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정 > 연결 > NFC 및 비접촉 결제 > 비접촉 결제’와 같은 경로로 들어가서 기본 결제 앱을 삼성페이로 선택하면, 단말기에 휴대폰을 댔을 때 삼성페이에 등록한 교통카드가 우선적으로 인식됩니다.

티머니·캐시비 같은 전용 앱으로 사용하는 방법

통신사나 삼성페이와 상관없이, 교통카드 회사에서 제공하는 전용 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에 덜 묶여 있고, 교통비 관리 기능이 비교적 자세한 편입니다.

우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T-money’ 또는 ‘Cashbee’로 검색해 앱을 설치합니다. 앱을 처음 실행하면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과정이 나오는데, 이메일이나 휴대폰 번호를 이용해 계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로그인을 마치면 앱 안에서 모바일 교통카드를 새로 발급하는 메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메뉴를 통해 카드 번호를 새로 만들고, 선불 또는 후불 방식을 선택합니다. 이후 결제 수단을 연결하는 과정은 앞서 설명한 방법과 비슷합니다.

전용 앱을 사용할 때도 NFC 설정은 반드시 켜져 있어야 하며, 스마트폰 설정에서 비접촉 결제의 기본 앱을 해당 교통카드 앱으로 지정해 두면 인식이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버스·지하철에서 사용하는 방법

모바일 교통카드의 장점은, 한 번만 잘 설정해 두면 실제로 사용할 때는 아주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화면을 켜거나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보안 설정이나 특정 모델에 따라 화면을 켜야 인식되는 경우도 있어서, 처음 사용할 때는 화면을 켠 상태에서 태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NFC 기능이 켜져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그다음 버스 단말기나 지하철 개찰구에 스마트폰 뒷면을 가까이 댑니다. 휴대폰마다 NFC 안테나 위치가 조금씩 다른데, 보통 상단이나 중앙 부근에 있습니다. 몇 번 해보면 어느 위치에서 가장 잘 인식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단말기에서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요금이 찍히고, 화면에 잔액 또는 교통카드 사용 표시가 나타나면 결제가 제대로 된 것입니다. 교통카드 앱이나 삼성페이 앱에서는 사용 알림이 오거나, 이용 내역 메뉴에서 이 기록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택시의 경우에도 카드 단말기 위쪽이나 옆쪽에 교통카드 태그 영역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사님께 미리 “모바일 교통카드로 결제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안내에 따라 휴대폰을 태그하면 됩니다. 다만, 모든 택시에서 모바일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니, 기사님께 먼저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선불 방식일 때 잔액을 충전하는 방법

후불 방식은 사용한 금액이 나중에 카드대금으로 청구되기 때문에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선불 방식은 잔액이 떨어지면 충전을 해줘야 계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앱 안에서 충전하는 것입니다. T-money나 Cashbee 앱, 또는 통신사 앱을 실행한 뒤 충전 메뉴로 들어가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금액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때도 본인 인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충전이 불편하다면, 오프라인에서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편의점에 가서 “휴대폰으로 모바일 교통카드 충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 점원이 단말기를 준비해 줍니다.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 뒷면을 단말기에 대고, 충전하고 싶은 금액을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잔액이 바로 올라갑니다. 지하철역 안에 설치된 충전기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충전이 가능하지만, 기계마다 이용 방법이 조금 다를 수 있어 화면 안내를 천천히 보는 것이 좋습니다.

모바일 교통카드가 주는 장점들

모바일 교통카드를 쓰다 보면, 실물 카드를 쓸 때와 비교해서 여러 가지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편리함이 큽니다. 지갑을 꺼내서 카드를 찾을 필요 없이,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만 단말기에 대면 되기 때문입니다. 가방 속에서 카드 지갑을 뒤적이는 일이 줄어듭니다.

분실 위험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습니다. 교통카드만 따로 들고 다닐 때는, 떨어뜨리거나 잃어버려도 찾기 어렵고, 잔액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교통카드는 대부분 앱 계정이나 휴대폰 번호와 연동되어 있어서, 휴대폰을 분실하더라도 고객센터나 앱을 통해 정지 신청을 하고 잔액을 옮기는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방법과 가능 여부는 사용하는 서비스마다 다르기 때문에, 처음 등록할 때 관련 안내를 잘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 내역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언제, 어느 노선에서, 얼마를 썼는지 앱 안에서 항목별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 동안 교통비가 얼마나 나갔는지 정리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일부 서비스는 교통비를 일정 비율만큼 소득공제 신청할 수 있는 메뉴도 제공하는데, 이 기능을 이용하면 연말정산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신청은 대개 앱 안에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카드 정보 등을 입력해 진행하게 됩니다.

또한, 하나의 스마트폰 안에 여러 개의 교통카드를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티머니와 캐시비를 함께 쓰거나, 개인용과 특정 목적용 교통카드를 나누어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NFC 기본 결제 앱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설정에서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단말기가 어떤 카드를 읽어야 할지 헷갈려서 인식이 제대로 안 될 수 있습니다.

사용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작은 팁들

모바일 교통카드를 쓰다 보면 사소하지만 중요한 상황들이 종종 생깁니다.

먼저 배터리 문제입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완전히 꺼지면 당연히 교통카드 기능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하철역에서 개찰구를 통과하려는데 배터리가 0%가 되어버리면 난감해집니다. 이동이 많은 날에는 보조배터리를 챙기거나, 배터리 잔량을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휴대폰 케이스나 액세서리의 영향입니다. 두꺼운 금속 케이스를 사용하거나, 휴대폰 뒤에 실제 교통카드를 넣어둔 상태로 모바일 교통카드를 사용하려 하면 인식이 꼬일 수 있습니다. 단말기가 플라스틱 카드를 읽으려고 하거나, 금속 재질 때문에 신호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케이스를 잠시 빼고 태그하거나, 실물 카드를 휴대폰 뒷면에 겹치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결제 앱을 함께 쓰는 경우입니다. 삼성페이, 교통카드 전용 앱, 통신사 앱 등 여러 가지가 설치되어 있으면, 비접촉 결제의 기본 앱을 어느 것으로 할지 정해 두지 않으면 인식이 느리거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설정 메뉴에서 기본 결제 앱을 하나 선택해 두고, 필요하면 그때그때 바꿔 사용하는 방식이 더 안정적입니다.

한 번 익숙해지고 나면, 버스와 지하철을 탈 때 지갑을 꺼낼 일은 거의 없어집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손에 쥐고, 단말기에 가볍게 대고, ‘삑’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 됩니다. 기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는 모습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모바일 교통카드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