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큰 용량의 파일을 메일로 보내야 했던 날이었습니다. 급하게 묶어서 보냈는데, 상대방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때서야 어떤 압축 프로그램을 쓰느냐에 따라 형식이 달라지고, 서로 호환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제대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업무용, 백업용, 개인용까지 상황에 따라 압축 프로그램을 구분해서 쓰게 되었고, 실제로 써보면서 느낀 장단점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파일 압축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기본적으로 볼 점
압축 프로그램은 단순히 용량을 줄이는 도구를 넘어, 파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쉽게 주고받기 위한 필수 도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프로그램이 다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택할 때 아래와 같은 기준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 압축/해제 속도
- 지원하는 압축 형식 종류
- 압축률(얼마나 용량을 줄일 수 있는지)
-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의성
- 라이선스(개인/기업 무료 여부, 유료 여부)
- 보안 기능(암호 설정, 암호화 지원 등)
아래에서는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을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반디집(Bandizip) –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무난한 선택
처음 압축 프로그램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선택했던 것이 반디집이었습니다. 설치 후 바로 느껴졌던 점은 속도와 인터페이스였습니다. 파일을 수백 개씩 한 번에 묶어도 체감상 기다리는 시간이 짧았고, 메뉴 구성이 복잡하지 않아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반디집은 ZIP, 7Z, TAR, TGZ, LZH, ISO, ALZ 등 다양한 형식을 지원하며, 일부 형식은 압축 해제 전용이지만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7Z 형식으로 압축할 때 높은 압축률을 제공해, 외장하드나 NAS에 백업할 때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 사용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기업용도 조건에 따라 무료 정책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기업 환경에서는 반드시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라이선스 정책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할 압축, 비밀번호 설정, 멀티코어 활용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능은 거의 다 갖추고 있으며, 최근 버전에서는 보안 관련 기능도 꾸준히 개선되는 편입니다.
국내 사용자 기준으로는 설치와 사용이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특별한 불편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가깝습니다.
7-Zip – 높은 압축률과 오픈 소스를 중시할 때
용량이 매우 큰 로그 파일이나 프로젝트 파일을 장기간 보관해야 할 때, 7-Zip을 별도로 설치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7z 형식의 압축률이 뛰어나기 때문에, 같은 데이터를 ZIP 형식으로 압축했을 때보다 용량을 더 줄일 수 있는 경우가 자주 있었기 때문입니다.
7-Zip은 무료이면서 오픈 소스라서, 회사에서 정책상 오픈 소스 도구를 선호하는 경우에도 선택하기 좋습니다. ZIP, TAR, GZIP, BZIP2 등 여러 형식을 지원하고, AES-256 암호화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안이 중요한 문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터페이스는 반디집에 비해 투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능 중심의 단순한 UI라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또 RAR 형식은 압축 해제만 가능하고, 새로 RAR 파일을 만드는 것은 지원하지 않는 점도 미리 알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집(ALZip) – 익숙하지만, 지금은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는 프로그램
PC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보았던 압축 프로그램이 알집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거의 모두 알집을 쓰다 보니, 예전에는 별다른 고민 없이 설치하곤 했습니다. 국내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고,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ZIP, EGG, TAR, TGZ 등 여러 형식을 지원하며, 개인 사용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료 버전에는 광고가 포함되어 있어, 요즘 기준으로는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알집 특유의 EGG 형식은 다른 압축 프로그램에서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협업이나 파일 공유 시에는 오히려 호환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속도 면에서도 반디집이나 7-Zip과 비교하면 다소 느리다고 느껴졌던 적이 있었고, 최근에는 알집 대신 다른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쓰고, 아주 특정 상황에서만 알집을 사용하는 정도로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습니다. 알집에 이미 익숙하고, 광고나 EGG 형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새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대안도 함께 비교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WinRAR – RAR 형식이 필요할 때 여전히 강력한 선택
업무 중에 외부 업체에서 받은 파일이 RAR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바로 WinRAR였습니다. RAR 형식은 높은 압축률과 안정적인 분할 압축 기능 덕분에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WinRAR은 ZIP, 7Z, TAR 등 여러 형식도 지원하지만, 무엇보다 RAR 형식과의 궁합이 가장 좋습니다. 장기간 개발되고 유지되어 온 만큼 안정성이 뛰어난 편이고, 손상된 압축 파일을 복구하는 기능도 유용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WinRAR은 기본적으로 유료 프로그램입니다. 평가판을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정식으로 사용하려면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RAR 형식 파일을 자주 주고받는 환경이라면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료 프로그램으로도 대부분의 작업이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통합 파일 관리자(Total Commander 등) – 파일 관리와 압축을 한 번에
폴더 구조를 자주 옮기고, 여러 위치의 파일을 동시에 관리하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통합 파일 관리자를 병행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Total Commander와 같은 프로그램은 기본 파일 탐색기보다 강력한 파일 관리 기능을 제공하면서, 부가 기능으로 압축과 해제 기능을 함께 제공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의 장점은 파일 복사, 이동, 이름 일괄 변경 같은 작업을 하다가 바로 압축까지 이어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플러그인을 활용하면 지원하는 압축 형식을 늘릴 수도 있어, 하나의 창에서 대부분의 작업을 해결하기에 편리합니다.
반면 압축 자체에 특화된 프로그램은 아니다 보니, 세세한 압축 옵션이나 최신 형식 지원 면에서는 전용 압축 프로그램보다 부족할 수 있습니다. 또 강력한 통합 파일 관리자는 유료인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히 압축 기능만 필요하다면 과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파일 정리를 자주 하고, 압축은 부가적으로 함께 처리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입니다.
어떤 압축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좋을까
실제로 여러 프로그램을 번갈아 써보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반적인 호환성과 속도, 사용 편의성을 모두 고려할 때: 반디집
- 압축률과 오픈 소스를 중시하고, 세밀한 설정도 신경 쓴다면: 7-Zip
- 예전부터 알집에 익숙하고 환경을 크게 바꾸고 싶지 않다면: 알집
- RAR 형식의 압축과 분할을 자주 사용한다면: WinRAR
- 파일 관리 작업을 많이 하고, 그 과정에서 압축을 함께 처리하고 싶다면: 통합 파일 관리자
어떤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더 좋다고 말하기보다는, 각자의 작업 환경과 용도에 맞는 도구를 고르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다만 하나의 프로그램만 고집하기보다는, 기본으로 하나를 정해 두고 특정 형식이 필요할 때 다른 프로그램을 보조로 설치해 두면, 예상치 못한 호환성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설치할 때 꼭 확인하면 좋은 부분
압축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는 공식 사이트에서 설치 파일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검색을 통해 다운로드 페이지로 이동할 때, 광고 영역에 뜨는 다른 프로그램을 잘못 누르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설치 과정 중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추가 프로그램(툴바, 유틸리티 등)을 함께 설치하겠다는 옵션이 있는지
- 기본으로 연결할 압축 형식(ZIP, RAR 등)을 어떻게 설정할지
- 바탕화면, 시작 메뉴 등에 생성되는 바로가기 설정
원치 않는 옵션은 체크를 해제하고 설치를 진행하면, 나중에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지우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