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컴퓨터를 샀을 때 밤새 프로그램을 깔고 배경 화면을 꾸미다가, 몇 달 뒤에 컴퓨터가 점점 느려져서 결국 포맷을 고민했던 기억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또 로그인 비밀번호를 바꿔 놓고 며칠 지나자마자 잊어버려 난감했던 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윈도우를 아예 처음처럼 돌려야 하나, 아니면 비밀번호만 어떻게든 고치면 되나?” 하는 고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아래에서는 윈도우 PC를 깨끗하게 초기화하는 방법과, 계정 비밀번호만 다시 설정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윈도우 PC 자체를 초기화하는 방법
PC 초기화는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는 것과 비슷한 작업입니다. 설치된 프로그램, 대부분의 설정이 삭제되고, 선택에 따라 개인 파일까지 모두 지워질 수 있습니다. 마치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 상태와 비슷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다만 실제로는 완전한 ‘새 제품’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래 사용한 하드디스크나 SSD는 물리적인 마모가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성능이 완전히 새것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오류, 악성코드, 꼬인 설정 등)는 크게 줄어듭니다.
설정 앱으로 PC 초기화하기
윈도우 10과 11 모두 설정 앱에서 초기화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메뉴 이름이 조금 다르지만, 기본 흐름은 비슷합니다.
1. 키보드에서 Windows 키와 I 키를 동시에 눌러 설정 앱을 엽니다.
2. 윈도우 10이라면 ‘업데이트 및 보안’을, 윈도우 11이라면 ‘시스템’을 선택합니다.
3. 왼쪽(또는 중간) 메뉴에서 ‘복구’를 선택합니다.
4. ‘이 PC 초기화’ 항목에서 ‘초기화’ 또는 ‘시작’ 버튼을 누릅니다.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초기화할지 선택하는 화면이 나타납니다. 인터넷에서 윈도우를 새로 내려받아 설치하는 옵션(클라우드 다운로드)과, 내 PC 안에 있는 파일을 이용해 다시 설치하는 옵션(로컬 설치)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면 로컬 설치가 더 빠를 수 있고, 시스템 파일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면 클라우드 다운로드가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시작 메뉴에서 복구 옵션으로 들어가기 (윈도우 10)
윈도우 10에서는 윈도우가 제대로 켜지지 않거나, 설정 앱에 들어가기 어려울 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복구 메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1. 화면 왼쪽 아래의 시작 버튼을 클릭합니다.
2. 전원 아이콘을 클릭합니다.
3. Shift 키를 누른 상태에서 ‘다시 시작’을 클릭합니다.
4. 잠시 후 나타나는 파란 화면에서 ‘문제 해결’을 선택합니다.
5. ‘이 PC 초기화’를 선택하고 안내에 따릅니다.
윈도우 11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고급 시작 옵션에 들어갈 수 있지만, 메뉴 위치와 이름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기본 원리는 “Shift를 누른 채 다시 시작을 눌러, 일반 부팅 대신 복구 메뉴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초기화할 때 선택하는 두 가지 옵션
PC 초기화를 시작하면 보통 두 가지 선택지가 나옵니다.
- 내 파일 유지: 내 문서, 사진, 동영상 등 사용자 폴더에 있는 개인 파일은 가능한 한 그대로 두고, 앱과 대부분의 설정을 제거합니다. 다만 모든 파일이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므로, 중요한 자료는 다른 저장장치에 따로 백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모든 항목 제거: 개인 파일, 앱, 설정을 포함해 거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합니다. 가장 깔끔한 초기화 방법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또한 일부 PC에서는 ‘드라이브 정리’ 수준을 선택하는 옵션이 보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파일만 지울지, 디스크를 더 철저히 지울지 고르는 것인데, 중고로 PC를 다른 사람에게 넘길 계획이라면 더 철저한 삭제를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PC 초기화 전에 꼭 챙겨야 할 것들
PC 초기화는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시작 전에 몇 가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 데이터 백업: ‘모든 항목 제거’를 선택하면 문서, 사진, 동영상, 다운로드 폴더의 파일, 설치한 프로그램 등 대부분이 삭제됩니다. 외장 하드, USB, 클라우드(예: OneDrive, Google Drive) 등에 미리 중요한 자료를 복사해 두어야 합니다.
- 윈도우 라이선스: 요즘 판매되는 대부분의 PC는 메인보드에 라이선스 정보가 저장되어 있어, 다시 설치해도 자동으로 정품 인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혹시를 대비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해 두거나, 제품 키를 알고 있다면 안전한 곳에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드라이버: 초기화 후에는 인터넷, 사운드, 그래픽, 터치패드 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 홈페이지(예: 삼성, LG, 레노버, HP 등)에서 모델명을 검색하면 드라이버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다른 PC가 있다면 미리 드라이버를 USB에 받아 두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시간과 전원: 초기화에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노트북이라면 전원 어댑터를 꼭 꽂은 상태에서 진행해야 하며, 도중에 강제로 전원을 끄면 복구가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초기화가 끝난 뒤에는, 윈도우 업데이트를 먼저 실행해 최신 보안 패치와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후 필요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다시 설치하면서 환경을 정리해 나가면 됩니다.
윈도우 계정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하는 방법
모든 것을 지우는 PC 초기화까지 가지 않고, 단지 계정 비밀번호만 문제일 때는 비밀번호 재설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 중인 계정이 ‘Microsoft 계정’인지, ‘로컬 계정’인지에 따라 방법이 달라집니다.
Microsoft 계정 비밀번호 재설정
Microsoft 계정은 인터넷에 연결된 온라인 계정입니다. Outlook 메일, OneDrive, Office, Xbox 계정 등이 모두 이 계정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윈도우 로그인도 이 계정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면 다음 순서로 재설정할 수 있습니다.
1. 스마트폰이나 다른 컴퓨터에서 웹 브라우저를 열고 Microsoft 계정 보안 페이지(https://account.microsoft.com/security)에 접속합니다.
2. 화면에서 ‘비밀번호 변경’ 혹은 ‘계정 복구’ 항목을 찾아 클릭합니다.
3. 계정에 등록된 이메일, 전화번호, 인증 앱 등을 이용해 본인 확인을 진행합니다.
4. 새 비밀번호를 설정합니다.
5. 문제가 된 PC에서 같은 Microsoft 계정으로 로그인할 때, 방금 설정한 새 비밀번호를 입력합니다.
만약 2단계 인증(휴대폰으로 오는 코드 등)을 켜 두었다면, 그 과정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내 계정에 마음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켜주는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로컬 계정 비밀번호 재설정
로컬 계정은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고, 해당 PC에서만 사용하는 계정입니다. 예전 윈도우에서 자주 사용되던 방식이고, 지금도 일부 사용자는 로컬 계정을 선호합니다.
문제는 로컬 계정에는 Microsoft 계정처럼 온라인으로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기능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몇 가지 가능성은 있습니다.
비밀번호 재설정 디스크가 있는 경우
예전에 로컬 계정용 비밀번호 재설정 디스크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1. 로그인 화면에서 비밀번호를 일부러 틀리게 입력합니다.
2. ‘비밀번호 재설정’ 같은 문구가 나타나면 그것을 클릭합니다.
3. 미리 만들어 둔 USB(또는 플로피 디스크 등)를 PC에 연결합니다.
4. 화면 안내에 따라 새 비밀번호를 설정합니다.
이 디스크는 만들어 둔 계정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다른 계정이나 다른 PC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만들어 둔 뒤에도 계속 쓸 수 있고, 비밀번호를 나중에 바꿔도 다시 새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비밀번호 재설정 디스크가 없는 경우
비밀번호 재설정 디스크를 만들지 않았고, 비밀번호도 완전히 잊어버렸다면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 Windows 설치 USB나 DVD로 부팅한 뒤, 명령 프롬프트를 이용해 관리자 권한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과정이 복잡하고, 잘못하면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으며, 보안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때만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다른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앞에서 설명한 PC 초기화를 통해 계정을 새로 만드는 방법을 선택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중요한 파일이 있다면, 초기화 전에 다른 방법으로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지 전문가에게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밀번호 재설정 시 꼭 기억해야 할 점
계정 비밀번호를 다루는 과정은 보안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다음 사항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내가 어떤 계정을 쓰는지 확인: 설정의 ‘계정’ 메뉴에서 로그인 계정이 이메일 주소 형태라면 대부분 Microsoft 계정이고, 단순 이름만 적혀 있다면 로컬 계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 비밀번호 재설정 디스크 미리 준비: 로컬 계정을 사용한다면,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을 때를 대비해 여유 있는 USB 하나를 준비해 재설정 디스크를 만들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 강력한 비밀번호 사용: 생일, 1234처럼 너무 단순한 비밀번호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길이를 충분히 늘리고, 문자와 숫자를 섞어서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 너무 복잡하면 또 잊어버리기 쉬우니, 본인이 기억할 수 있는 선에서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 비밀번호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기: 가족이나 친구라고 하더라도, PC 관리가 꼬이지 않도록 비밀번호 공유는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손이 필요한 경우, 옆에서 함께 보면서 진행하는 방식이 더 안전합니다.
PC 초기화와 비밀번호 재설정 중 무엇을 선택할까
사용 중인 PC 상태에 따라,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 PC가 전반적으로 느려지고 오류가 자주 나거나, 이상한 광고 창이 많이 뜨고,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 같다면 PC 초기화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았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초기화는 큰 정리 한 번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 컴퓨터는 잘 작동하는데 단지 로그인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경우라면, 우선 계정 비밀번호 재설정 방법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Microsoft 계정이라면 온라인 재설정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한 파일과 자료를 항상 다른 곳에 한 번 더 저장해 두는 습관입니다. 예기치 못한 오류나 실수로 인해 데이터가 사라지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평소에 조금만 신경 쓰면, 나중에 큰 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윈도우 복구 화면의 예시로, PC 초기화나 문제 해결 메뉴를 볼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사용 중인 PC 상태를 차분히 살펴보고, 위에서 살펴본 방법 중 어떤 것이 가장 어울리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