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이너스통장을 만들 때를 떠올려보면 마음이 꽤 복잡했던 기억이 납니다.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야 할 것 같고, 한편으로는 빚이 생긴다는 느낌도 있어서 꽤 오래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만들 때도 신중했지만, 막상 어느 정도 쓴 뒤에 “이걸 언제,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계좌만 없애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해지 과정과 그 이후에 신용점수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마음먹고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한은행 마이너스통장은 보통 ‘한도대출 계좌’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눈에 보이는 잔액은 통장처럼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대출을 받아 쓰고, 갚고를 반복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해지는 “계좌를 닫는 것”이 아니라 “대출을 완전히 끝내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부분만 잘 챙기면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지만, 중간에 놓치면 연체나 각종 자동이체 문제로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과 이자부터 깨끗하게 정리하기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하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잔액과 이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잔액은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이 아니라 ‘얼마나 빌려 쓰고 있는지’입니다.
신한은행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해지 전까지 발생한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합니다. 통장 화면에 잔액이 0원으로 보이더라도, 그날까지 계산된 이자가 아직 정산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지 전에는 반드시 앱이나 창구에서 “완제 예정 금액” 또는 “최종 상환 금액”을 확인해서, 이자 한 푼까지 모두 상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잔액이 마이너스 상태에서는 해지가 되지 않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은 말 그대로 마이너스(-)가 허용되는 구조이지만, 계좌를 없애려면 대출금을 먼저 모두 상환해서 0원 이상, 즉 플러스 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다른 입출금 계좌에서 돈을 옮겨와 일단 모두 갚은 뒤에 해지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셋째, 이자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해지가 보류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연체이자가 붙을 수 있습니다. “몇 백 원 정도야…” 하고 넘기면, 그 소액이 연체로 잡히면서 신용도에 좋지 않은 기록이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환일을 지나면 연체 이자가 붙기 때문에, 해지 당일 또는 그 직전에 이자를 포함한 전체 금액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이체, 급여, 각종 출금 연결 계좌부터 바꾸기
마이너스통장을 쓰다 보면 어느새 여러 가지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공과금, 카드대금, 보험료, 아파트 관리비, 교육비 같은 것들입니다. 이 부분을 정리하지 않고 통장을 해지하면, 나중에 자동이체 실패로 연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대표적인 항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각종 자동이체·자동납부입니다. 전기, 수도, 가스, 통신비, 카드 결제대금, 보험료, 관리비 등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마이너스통장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은행 앱의 자동이체 목록, 카드사 앱, 공과금 사이트 등에서 출금 계좌를 확인하시고, 해지 전 미리 다른 입출금 계좌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급여 입금 계좌입니다. 마이너스통장을 급여 계좌로 사용하면서, 들어오는 월급으로 이자와 원금을 자연스럽게 상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 통장을 해지한다면, 급여 지급일 전에 회사 인사·총무 부서나 시스템에서 급여 계좌 정보를 다른 계좌로 변경해야 합니다. 변경을 늦추면 급여가 반송되거나 처리 지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CMS 출금 계좌입니다. 보험료나 학습비, 각종 정기결제 서비스에서는 CMS라는 방식으로 계좌에서 직접 빠져나가게 설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도 출금 계좌가 마이너스통장으로 되어 있다면, 해지 전에 다른 계좌로 바꾸어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출금 실패로 미납이 생기고, 계약이 중단되거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정리하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한 번 꼼꼼히 정리해 두면 이후에 계좌를 정리하거나 은행을 옮길 때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신용점수와 이후 대출 계획까지 함께 생각하기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할 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신용점수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단순하게 “좋아진다” 또는 “나빠진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이미 사용 중인 대출을 상환해서 없애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실제로 사용하고 있던 빚이 줄어들면, 전체 부채 규모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을 자주 사용하고 있었거나 한도 대비 사용 비율이 높았다면, 상환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신용점수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은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여유 한도”라는 면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쓰지 않고 가지고 있기만 해도 만약의 상황에서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해지하면 이런 긴급 자금 통로가 사라지는 셈이므로, 갑자기 돈이 필요해질 일이 전혀 없을지, 다른 비상예비자금이 충분한지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나중에 다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한 뒤, 몇 년 후에 다시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처음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며, 그때의 소득, 직장, 기존 대출 상황, 은행의 대출 정책 등에 따라 한도나 금리가 예전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변해 대출 심사가 더 까다로워지는 시기라면, 아예 승인이 안 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마이너스통장의 한도 자체가 향후 다른 대출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같은 지표를 계산할 때,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실제 부채로 일정 부분 반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나 다른 큰 대출을 준비하고 있다면, 마이너스통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해지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고 다른 대출 계획도 없다면, 그냥 여유 한도로 남겨두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정리해본 뒤, 필요하다면 은행 상담을 통해 조언을 들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신한은행 마이너스통장 해지 방법 정리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바일·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해지와, 영업점 방문을 통한 해지입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먼저 대출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신한 SOL 앱 및 인터넷뱅킹으로 해지하기
신한은행은 신한 쏠(SOL) 앱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해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바일로 처리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진행 순서는 다음과 비슷합니다.
- 신한 SOL 앱에 로그인합니다.
- 전체 메뉴에서 대출 메뉴를 선택합니다.
-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관련 메뉴로 들어가 대출 관리 또는 상환 항목을 찾습니다.
- 대출 해지 또는 한도 해지 메뉴를 선택하여 안내에 따라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공동인증서나 OTP 등 본인 인증 수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좌에 남은 이자나 수수료가 없어야 최종 해지가 이뤄집니다. 만약 앱에서 해지가 되지 않는다면, 남은 이자가 있거나, 연결된 상품, 인증수단 문제 등이 원인일 수 있으니 안내 메시지를 잘 읽어보고 필요한 조치를 한 뒤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영업점 방문으로 해지하기
비대면이 익숙하지 않거나, 여러 가지가 엉켜 있는 것 같아 직접 확인을 받고 싶다면 영업점을 방문하는 방법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본인 확인을 위한 신분증이 꼭 필요합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은행에서 인정하는 신분증을 지참하시면 됩니다.
창구에서는 상담 직원이 현재 대출 잔액과 이자, 자동이체 연결 내역, 다른 상품과의 연계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줄 수 있습니다. 해지 전에 필요한 상환 금액을 안내받고, 바로 옆에서 이체까지 한 뒤, 해지 신청서를 작성하면 보다 확실하게 정리가 됩니다. 다만 영업점은 정해진 영업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으니,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지 후에는 꼭 최종 상태를 다시 확인하기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계좌가 여전히 살아 있거나, 소액의 이자가 남아 있었다는 식의 이야기도 종종 들립니다. 그래서 해지 절차를 마쳤다면, 마지막으로 “정말로 끝났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확인 방법으로는 신한 SOL 앱이나 인터넷뱅킹에 다시 로그인해서 계좌 목록을 보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이전에 보이던 한도대출 계좌가 사라졌는지, 대출 내역이나 상환 내역에서 상태가 ‘해지’로 표시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에서 발송하는 안내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해지 완료 여부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화 ARS를 통해 계좌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안내 멘트를 따라가며 대출 내역 조회 메뉴를 찾아야 하므로, 앱이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편이 더 수월할 때가 많습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대출 계좌가 정상적으로 해지 완료되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을 정리하는 과정은 단순히 계좌 하나를 없애는 일을 넘어, 자신의 소비 습관과 자금 계획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빌려 쓰는 돈과 직접 모은 돈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떤 식으로 관리할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면, 그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때로는 통장을 해지하는 작은 결정이, 돈을 대하는 태도를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