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마다 톨게이트 앞에서 줄을 서다 보면, 앞차들이 하이패스로 쓱쓱 지나가는 모습이 괜히 부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유인 창구에서 카드를 꺼내고, 영수증을 챙기고, 가끔은 잔돈을 주고받느라 시간을 허비하다 보니 “이럴 거면 하이패스를 하나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막상 알아보면 선불, 후불, 단말기, 일체형 카드까지 종류가 다양해서 처음엔 헷갈리기 쉽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런 고민을 덜 수 있도록, 후불 하이패스 카드의 종류와 특징, 선택할 때 꼭 확인해야 할 점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후불 하이패스 카드 기본 개념
하이패스 카드는 크게 선불과 후불로 나뉘는데,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발급하는 하이패스 카드는 대부분 후불 방식입니다. 후불 하이패스는 말 그대로 먼저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이후에 신용카드 대금처럼 한 번에 결제되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 후불 하이패스 카드는 다음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로 발급됩니다.
- 기존 신용카드에 하이패스 기능을 추가한 신용카드 일체형
- 신용카드와 연동되어 결제되는 하이패스 전용 카드
두 방식 모두 결제 자체는 본인이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통해 이루어지며, 차이가 있다면 카드의 형태와 사용 편의성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신용카드 일체형 하이패스 카드
신용카드 일체형 하이패스 카드는 말 그대로 평소에 쓰는 신용카드 한 장에 하이패스 기능이 함께 들어 있는 형태입니다. 지갑 속 카드를 줄이고 싶거나, 카드를 여러 장 들고 다니기 번거로운 분들이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사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차량에 하이패스 단말기가 있는 경우: 단말기에 카드를 꽂아 두면 톨게이트 통과 시 자동으로 후불 결제가 됩니다.
-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경우: 하이패스 차로는 이용할 수 없고, 유인 부스에서 직원에게 카드를 제시하거나, 무인 단말기에 카드를 터치해 일반 카드 결제처럼 이용합니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기존 신용카드에 하이패스 기능을 추가한다고 해서 별도의 발급 수수료나 추가 연회비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기본 신용카드 자체의 연회비는 그대로 부과되므로, 이미 사용 중인 카드를 기준으로 기능만 추가하는 방식이 부담이 적습니다.
하이패스 전용 카드
하이패스 전용 카드는 결제 기능은 신용카드와 연동되어 있지만, 실물은 작고 가벼운 별도 카드로 발급되는 형태입니다. 지갑에 넣기보다는 차량 내 하이패스 단말기에 꽂아 두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방식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용카드와 별개로 작은 카드가 따로 발급되므로, 실제 결제는 연동된 신용카드로 청구됩니다.
- 차량을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거나, 주 신용카드는 집에 두고 다니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습니다.
- 차량 내 단말기에 전용 카드를 꽂아 두면, 운전자가 바뀌어도 별도 카드 교체 없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에 따라 하이패스 전용 카드에 대해 발급 수수료나 소액의 연회비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발급 수수료가 0원에서 1만 원 사이, 연회비가 0원에서 2천 원 정도인 상품이 많지만, 이는 카드사·상품별로 차이가 크고, 프로모션에 따라 수수료 면제도 자주 이루어지므로 실제 신청 전 각 카드사 안내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카드사별 후불 하이패스 카드 특징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 BC 계열 등 주요 카드사 대부분이 후불 하이패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 신용카드 일체형 하이패스의 경우, 기존 신용카드 연회비 외에 별도 비용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하이패스 전용 카드는 발급 수수료나 연회비가 있을 수 있으나, 일부 카드사는 조건 충족 시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 후불 하이패스를 통해 결제된 통행료도 대부분 해당 신용카드의 이용 실적으로 인정되어, 포인트 적립이나 캐시백 등 혜택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BC카드의 경우, NH농협, IBK기업, 우리은행 등 제휴 은행을 통해 발급되는 상품이 많아, 주거래 은행 창구나 앱에서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수료, 연회비, 포인트 적립률 등은 카드 상품마다 차이가 크고, 정기적으로 조건이 변경되기도 하므로, 실제로 가입 시에는 각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안내된 최신 상품 설명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하이패스 단말기(OBU)와의 관계
후불 하이패스 카드를 쓴다고 해서 자동으로 하이패스 차로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차량에 하이패스 단말기(OBU)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 신용카드 일체형·전용 카드 모두, 하이패스 차로 자동 통과를 위해서는 단말기가 필수입니다.
- 단말기가 없는 경우, 유인·무인 일반 톨게이트에서 신용카드 결제 방식으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말기는 보통 자동차 용품점, 대형 마트, 인터넷 쇼핑몰, 또는 한국도로공사 직영 영업소 등에서 구매하거나 설치할 수 있으며, 중고 단말기를 사용할 경우 차량 번호 및 카드 정보 등록 상태를 한 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후불 하이패스 이용 한도와 신용 조건
후불 하이패스는 본질적으로 신용카드의 한도 안에서 후불 결제가 이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한 신용도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체크카드에 후불 교통 기능과 연계한 방식으로 일부 후불 하이패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카드사 심사를 거치는 점은 동일합니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하이패스 이용에 대해 별도의 월 이용 한도를 두고 있으며, 통상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선에서 관리합니다. 통행료 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신청 단계에서 한도를 미리 확인하거나, 필요 시 상향 요청을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할인·혜택 구조 이해하기
하이패스 카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카드사에서 고속도로 통행료를 크게 깎아 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할인은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하는 정책 할인에 기반합니다.
- 출퇴근 시간대 할인, 경차 할인, 심야 할인 등은 카드사가 아니라 도로공사 기준에 맞으면 자동 적용됩니다.
- 하이패스 후불 결제 금액은, 카드 상품에 따라 포인트 적립·마일리지·캐시백 등의 실적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카드에서는 예외 항목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약관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체감상 가장 중요한 것은 카드사 할인보다, 출퇴근 할인이나 경차 할인처럼 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제도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인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 방법과 이용 절차
후불 하이패스 카드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경로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카드사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 은행·카드사 영업점
- 카드사 고객센터 전화
이미 사용 중인 신용카드에 하이패스 기능만 추가하고 싶다면, 앱이나 고객센터를 통해 간단히 신청하는 경우가 많고, 별도 실물 카드 교체 없이 기능만 등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하이패스 전용 카드는 대개 새 플라스틱 카드가 발급되며, 우편으로 수령해 차량 단말기에 직접 장착하면 됩니다.
어떤 형태의 후불 하이패스 카드를 선택할지
실제 사용해 보면, 카드 선택의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한두 장으로 정리되어 있다면, 그 카드 중 하나에 하이패스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 추가 비용이 거의 없고, 이용 실적·포인트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하이패스 전용 카드를 고려해 볼 만합니다.
- 차량을 가족끼리 공동으로 사용해서, 특정 개인의 신용카드를 계속 빼고 끼우기가 번거로운 경우
- 주로 쓰는 신용카드는 지갑에 두고 다니고, 차량에는 최소한의 카드만 두고 싶을 때
- 현재 사용하는 카드가 체크카드 위주라 신용카드와 별도 구조로 관리하고 싶을 때
카드사별 수수료 차이는 최근에는 크게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주거래 은행 또는 평소 가장 많이 쓰는 카드사의 상품을 택해 관리 편의성을 높이는 쪽이 실질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 전에는 발급 수수료·연회비·포인트 적립 여부만 한 번 정리해 보고 선택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