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에 서서 서류를 꺼내려다 가방을 뒤적이는데, 지갑에 있어야 할 주민등록증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다시 집에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에는 지갑을 안 들고 나왔는데도, 스마트폰만으로 대출 상담부터 통장 업무까지 한 번에 처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 제대로 써본 것이 바로 PASS 모바일 신분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휴대폰 화면 하나로 정말 신분증을 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창구 직원이 안내하는 대로 앱을 열고 인증을 마치자, 일반 주민등록증을 보여줄 때와 다르지 않게 모든 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은행 갈 때마다 지갑보다 휴대폰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PASS 모바일 신분증이 무엇인지, 은행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용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PASS 모바일 신분증, 정확히 어떤 신분증일까
PASS 모바일 신분증은 통신 3사에서 운영하는 PASS 앱 안에 들어 있는 디지털 신분증입니다. 단순히 사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기반으로 본인의 신원 정보를 안전하게 담고 있는 전자 신분증입니다.
정부와 금융기관 등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본인 확인 수단이기 때문에, 여러 은행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은 수준의 효력을 가진 신분증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상황에서 100% 똑같이 취급되는 것은 아니고, 은행의 내부 규정이나 업무 성격에 따라 실물 신분증을 별도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PASS 모바일 신분증의 주요 장점
PASS 모바일 신분증을 실제로 써보면 여러 가지 장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째,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지갑을 두고 나와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은행뿐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신분증을 꺼낼 일이 있을 때, 두툼한 지갑 대신 휴대폰 화면만 켜면 됩니다.
둘째, 보안이 강화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사진을 띄우는 방식이 아니라, 위변조를 막기 위한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신분증을 열 때마다 지문이나 얼굴 인식, 비밀번호 입력 등 본인만 할 수 있는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우연히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고 해서 바로 신분증 화면을 띄우기는 어렵습니다.
셋째, 분실 위험을 줄여줍니다. 실물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리면, 재발급도 번거롭고 개인정보 유출 걱정도 생깁니다. 반면 PASS 모바일 신분증은 스마트폰 안에 있고, 추가 인증 없이는 열리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폰 분실 시에도 바로 조치를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넷째, 공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의 제도 정비를 거쳐 공식적인 신분증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은행과 공공기관, 민간 서비스에서 충실한 본인 인증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업무가 가능한지는 기관마다 차이가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에서 PASS 모바일 신분증으로 할 수 있는 일들
은행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업무에 PASS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은행·지점·업무 종류에 따라 가능한 범위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창구에 직접 방문했을 때 활용 예
은행 창구에 가서 상담을 받을 때, PASS 모바일 신분증으로 신분 확인을 대신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업무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새로운 입출금 통장 계좌 개설
- 기존 계좌 해지 또는 휴면 계좌 정리
-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각종 대출 상담 및 신청
-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신규 발급 신청
-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의 비밀번호 재등록 또는 변경
- 계좌 잔액증명서, 거래내역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 발급
- 본인 확인이 필요한 예금 인출, 이체 한도 변경 등의 업무
다만, 상속 관련 업무나 거액의 해외송금처럼 위험도가 높고 서류가 복잡한 업무는 여전히 실물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업무를 보기 전에는 미리 은행에 문의해서 PASS 모바일 신분증만으로 가능한지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온라인·모바일 뱅킹에서의 활용 예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처리하는 업무에서도 PASS 모바일 신분증이 자주 등장합니다.
- 비대면 계좌 개설 시 본인 확인
- 모바일 OTP나 공동인증서 등 보안 수단 발급 또는 재발급
-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 금융 상품 가입이나 각종 정보 변경 시 추가 본인 인증
이런 과정에서 본인 인증 수단을 선택하라는 화면이 나오면, 휴대폰 본인확인, 공동인증서, 신용카드 등과 함께 ‘PASS’ 또는 ‘PASS 모바일 신분증’ 항목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 해당 항목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PASS 앱과 연동되어 인증이 진행됩니다.
은행 창구에서 PASS 모바일 신분증 실제 사용 흐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창구에서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창구 직원에게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보여주겠다고 알립니다. 그러면 직원이 PASS 모바일 신분증 사용 가능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해 줍니다.
그다음 휴대폰에서 PASS 앱을 실행합니다. 앱을 열고, 화면에서 모바일 신분증 메뉴를 찾은 뒤 선택하면, 등록해 둔 신분증 정보가 나타납니다.
은행 시스템에 따라, 직원이 보여주는 단말기의 QR 코드를 PASS 앱으로 스캔하거나, 반대로 내 휴대폰 화면에 나타난 QR 코드를 직원이 스캐너로 읽는 방식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직원 안내에 맞춰 화면을 보여주거나 스캔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문 인식이나 얼굴 인식, 또는 PIN 번호 입력을 요청하는 화면이 뜹니다. 이는 실제 소유자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인증을 마치면, 암호화된 형태로 신원 정보가 은행 쪽에 전달되고, 직원이 본인 확인이 완료되었다고 안내합니다. 이후에는 일반 신분증을 보여줬을 때와 동일하게 업무가 진행됩니다.
온라인·모바일 뱅킹에서 PASS 모바일 신분증 사용하는 과정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보안수단 발급 과정에서도 PASS 모바일 신분증은 비슷한 흐름으로 사용됩니다.
먼저 은행 앱이나 인터넷 뱅킹 화면에서 계좌 개설 또는 각종 신청 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본인 인증 단계가 나타납니다. 이때 여러 인증 방법 가운데 ‘PASS’ 또는 이와 비슷한 항목을 선택합니다.
지정을 하면 자동으로 PASS 앱으로 전환되거나, PASS 앱을 실행하라는 안내 문구가 나타납니다. 안내에 맞춰 앱을 열고, 생체 인증이나 PIN 번호를 입력하면, 인증 정보가 암호화되어 은행 측으로 전송됩니다.
인증이 끝나면 다시 은행 앱이나 웹사이트로 돌아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중간에 화면이 바뀌더라도, 안내에 나온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하면 무리 없이 인증을 마칠 수 있습니다.
PASS 모바일 신분증, 사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들
편리한 도구일수록, 미리 몇 가지를 챙겨두면 실전에서 훨씬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은행에 가기 전에 PASS 앱을 설치하고 모바일 신분증 등록까지 마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정보를 앱에 연동하는 과정에서 본인 확인이 한 번 더 필요할 수 있고,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구 앞에서 급하게 설치를 하다 보면 오류가 생기거나, 대기 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PASS 앱 안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어디서 띄우는지, QR 코드를 어떻게 보여주는지 미리 한두 번 연습해두면 창구에서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온라인으로 업무를 볼 때는 인터넷 연결 상태도 중요합니다. 와이파이나 모바일 데이터가 불안정하면 인증 단계에서 화면이 멈추거나,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지문이나 얼굴 인식 같은 생체 인증 기능을 켜 두는 것도 좋습니다. 비밀번호를 매번 길게 입력하는 것보다 빠르고, 휴대폰을 다른 사람이 억지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신분증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는 정식 신분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보안상 이유로, 실제 앱에서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화면만 유효한 신분증으로 취급하고, 정적인 사진이나 캡처본은 안 됩니다. 은행 창구에서도 캡처 화면을 보여주면 다시 PASS 앱을 직접 열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큽니다.
스마트폰 배터리도 중요합니다. 배터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은행에 갔다가, 막상 본인 인증을 할 때 휴대폰이 꺼져버리면 아무리 PASS 모바일 신분증을 등록해 두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중요한 날에는 출발 전에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혹시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다면, 단순히 통신사에 분실 신고만 할 것이 아니라, 사용 중인 인증 수단을 어떻게 막을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PASS 모바일 신분증 역시 앱 잠금, 기기 잠금, 일시 정지 등의 조치를 통해 악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평소에 어떤 방법으로 이용을 중지시킬 수 있는지 안내를 한 번쯤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은행과 모든 업무에서 PASS 모바일 신분증이 똑같이 취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도는 계속 정비되고 있고, 은행들도 내부 규정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모바일 신분증만으로 가능했던 업무가, 내일은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식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업무를 앞두고 있다면, 방문 전에 해당 은행에 문의해 PASS 모바일 신분증만으로 처리가 가능한지 확인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