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집에 혼자 있을 때, 문 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는데 괜히 심장이 두근거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화면으로 현관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홈캠이 얼마나 든든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그런데 막상 홈캠을 설치하고 보니 카메라 본체보다 안에 들어가는 SD카드를 무엇을 써야 할지 더 헷갈렸습니다. 그냥 예전에 쓰던 스마트폰용 SD카드를 꽂았다가, 몇 달 지나지 않아 영상이 깨지고 녹화가 멈춰버려서 결국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이, 홈캠에 들어가는 SD카드는 일반 SD카드와는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홈캠 SD카드는 계속해서 영상을 덮어쓰는 방식으로 녹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조금 더 빠른 속도보다,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 그리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녹화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홈캠에 쓸 SD카드를 고를 때는 ‘고내구성(High Endurance)’이라는 단어를 꼭 기억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용량, 속도, 내구성 순서로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홈캠 SD카드, 왜 일반 카드와 다르게 골라야 할까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에서 SD카드는 사진을 찍고, 가끔 동영상을 저장하는 정도로 사용됩니다. 이런 방식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쓰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반복해서 덮어쓰지도 않습니다.

반면 홈캠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상시 녹화로 설정해두면 24시간 계속 영상을 저장합니다. 저장 공간이 가득 차면, 예전 영상을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새로운 영상을 쓰는 방식으로 반복됩니다. 이 과정을 연속 쓰기나 덮어쓰기라고 부릅니다. 이 덮어쓰기가 반복될수록 SD카드 안의 저장 셀들이 점점 마모됩니다.

그래서 홈캠에는 연속 쓰기 환경을 버티도록 설계된 전용 SD카드, 즉 고내구성 SD카드를 쓰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일반 SD카드는 처음에는 잘 되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인식이 안 되거나, 특정 날짜 영상이 통째로 사라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용량 선택: 64GB부터 256GB까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SD카드 용량은 크게 64GB, 128GB, 256GB 정도가 많이 사용됩니다. 어떤 용량을 골라야 할지는 다음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 녹화 방식: 상시 녹화인지, 움직임 감지(모션 감지) 녹화인지
  • 영상 해상도: 1080p(Full HD), 2K, 4K 중 무엇인지
  • 얼마나 오래 영상을 보관하고 싶은지

대략적인 기준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조사마다 압축 방식이 달라 실제 저장 기간은 조금씩 차이날 수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예라고 보면 됩니다.

1) 최소 권장: 64GB

64GB는 아주 최소 수준의 선택입니다.

  • 녹화 방식이 ‘움직임 감지’ 위주일 때
  • 1080p 해상도로 상시 녹화를 하되, 2~3일 정도만 영상이 있으면 될 때

이 정도라면 64GB로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합니다. 다만, 상시 녹화 기준으로 저장 기간이 짧기 때문에, 며칠 뒤에야 영상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면 조금 답답할 수 있습니다.

2) 가장 무난한 선택: 128GB

실제로 가장 많이 추천되고, 많이 사용하는 용량이 128GB입니다.

  • 1080p(Full HD) 해상도로 상시 녹화할 때, 보통 약 5일~1주일 정도 저장 가능
  • 2K 해상도에서는 대략 3~5일 정도 저장되는 경우가 많음

집에서 홈캠 1~2대를 사용하면서, 일상적인 보안과 아이·반려동물 확인 정도를 목적으로 할 때 128GB는 가격과 저장 기간 사이의 균형이 좋습니다.

3) 장기 저장 또는 고해상도용: 256GB

더 오래, 더 선명하게 녹화하고 싶다면 256GB 이상을 고려할 만합니다.

  • 1080p 상시 녹화 기준으로 2주 이상 저장을 기대할 수 있음
  • 2K, 4K처럼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할 때도 여유 있는 용량 확보 가능

특히 집 비우는 기간이 길거나, 매번 클라우드 영상을 확인하기보다 SD카드에 남아 있는 기록을 나중에 한 번에 확인하는 스타일이라면 256GB 이상이 훨씬 편합니다.

4) 카메라가 지원하는 최대 용량 확인 필수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홈캠이 큰 용량을 다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가형이나 구형 모델 중에는 256GB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128GB까지만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D카드를 구매하기 전에 꼭 다음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제품 설명서 또는 박스에 적힌 “지원 최대 SD카드 용량”
  • 제조사 앱이나 설정 메뉴에서 제시하는 권장 용량

용량 선택 정리

  • 128GB: 대부분의 1080p 홈캠 사용자에게 가장 무난한 선택
  • 256GB: 장기간 보관, 고해상도(2K·4K) 녹화 시 유리

속도 등급: U1, U3, V30은 무엇을 의미할까

SD카드에는 여러 가지 속도 등급 표시가 있습니다. C10, U1, U3, V30 같은 글자를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기본 개념은 간단합니다. 이 표시는 “최소로 어느 정도의 쓰기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1) 홈캠에서 중요한 것은 ‘쓰기 속도’

SD카드 속도는 읽기 속도와 쓰기 속도로 나뉩니다.

  • 읽기 속도: 영상을 재생하거나 복사할 때의 속도
  • 쓰기 속도: 카메라가 영상을 기록할 때의 속도

홈캠은 실시간으로 영상을 계속 기록하므로, 읽기보다는 쓰기 속도가 중요합니다. 쓰기 속도가 부족하면 영상이 끊기거나, 오류가 나서 파일이 깨질 수 있습니다.

2) 최소 기준: Class 10(C10), UHS Speed Class 1(U1)

Class 10 또는 U1은 최소 쓰기 속도 10MB/s를 보장하는 등급입니다. 이 정도면 일반적인 1080p 녹화에는 이론상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등급이 “한 번에 짧은 동영상”을 녹화하는 데는 충분해도, 홈캠처럼 하루 종일 끊임없이 오랫동안 덮어쓰는 환경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소비자용 U1 SD카드는 고내구성 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제품이 많아, 수명과 신뢰도에서 아쉬운 경우가 생깁니다.

3) 권장 기준: UHS Speed Class 3(U3) 또는 Video Speed Class 30(V30)

홈캠에서 안정적인 녹화를 원한다면, U3 또는 V30 표기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U3 / V30: 최소 쓰기 속도 30MB/s를 보장
  • 1080p는 물론, 2K·4K에서도 끊김 없는 녹화에 유리

또한 고내구성 SD카드 중 상당수가 U3나 V30 등급으로 출시됩니다. 속도 등급이 너무 낮으면 카메라마다 호환성이 떨어질 수 있고, 미래에 더 높은 해상도의 카메라로 바꿨을 때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속도 선택 정리

  • 최소: Class 10(C10), U1
  • 추천: UHS Speed Class 3(U3) 또는 Video Speed Class 30(V30)

여유가 된다면 U3 또는 V30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녹화 안정성과 향후 기기 변경까지 생각했을 때 훨씬 안전한 선택입니다.

핵심: 고내구성(High Endurance) SD카드를 꼭 써야 하는 이유

홈캠 SD카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내구성입니다. 이 부분을 놓치면, 아무리 큰 용량과 높은 속도를 가진 카드라도 몇 달 안에 고장이 나는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1) 연속 덮어쓰기 환경에서의 수명 차이

SD카드는 내부적으로 수명에 한계가 있습니다. 저장 공간에 데이터를 쓸 수 있는 횟수가 일정량 정해져 있고, 이를 넘어서면 점점 오류가 늘어납니다. 이를 대략적으로 TBW(Terabytes Written) 같은 수치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고내구성 SD카드는 이 TBW가 훨씬 높게 설계되어, 일반 카드보다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과정을 견딜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같은 상황에서 일반 카드는 1년 만에 망가질 수 있는 반면, 고내구성 카드는 몇 년을 버티는 식의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2) ‘High Endurance’, ‘Monitoring’ 등의 표시를 확인

홈캠이나 차량용 블랙박스, CCTV용으로 설계된 SD카드는 제품명이나 포장에 다음과 같은 단어가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High Endurance
  • Endurance
  • Monitoring
  • Surveillance

이런 표현이 있으면 보통 연속 녹화 환경을 대비해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같은 이름이라도 제조사마다 품질은 다를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대표적인 고내구성 SD카드 예시

시장에서 많이 알려진 고내구성 제품군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삼성 PRO Endurance 시리즈
  • 샌디스크 High Endurance 시리즈
  • 킹스톤 High Endurance 시리즈
  • Lexar High-Endurance 시리즈

이런 제품들은 일반 SD카드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지만, 홈캠 영상이 갑자기 사라지는 상황을 막아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 선택 기준 정리: 어떤 카드를 고르면 좋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홈캠 SD카드를 고를 때의 기준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1) 유형

반드시 고내구성(High Endurance) 또는 모니터링/감시용 SD카드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홈캠 사용 시간이 길수록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2) 용량

  • 128GB: 대부분의 가정용 홈캠에 가장 많이 어울리는 용량
  • 256GB: 장기간 저장이 필요하거나, 2K·4K 고해상도 녹화가 많을 때 적합

64GB는 초기에 비용을 아끼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저장 기간이 짧아서 금방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속도

  • UHS Speed Class 3(U3) 또는 Video Speed Class 30(V30) 표기가 있는 제품 권장

이 정도 등급이면 대부분의 홈캠 환경에서 녹화가 끊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예시 조합

설명을 바탕으로 한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내구성 유형 + 128GB + U3 또는 V30 등급

예를 들어, “삼성 PRO Endurance 128GB U3”와 같은 구성이 일반적인 홈캠 용도로는 충분히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매 전·후에 꼭 확인하면 좋은 점들

SD카드를 아무리 잘 골라도, 사용 과정에서 몇 가지 기본적인 관리만 해줘도 훨씬 오래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카메라에서 지원하는 최대 용량과 규격 확인

SD카드를 구매하기 전, 다음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홈캠이 지원하는 최대 SD카드 용량 (예: 최대 128GB 지원 등)
  • 지원하는 카드 형식: microSD, SDHC, SDXC 등

이 정보를 무시하면, 새로 산 SD카드를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설명서나 포장 박스, 또는 설정 메뉴에서 보통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정품 여부와 판매처

SD카드는 가품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어,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량 표시는 128GB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작고 오류가 잦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점을 신경 쓰면 좋습니다.

  • 브랜드 공식몰, 대형 온라인몰 등 검증된 판매처 이용
  • 상품 리뷰 중 “가짜 같다”, “용량이 다 안 나온다” 같은 내용이 많은 곳은 피하기

3) 정기적인 포맷으로 오류 줄이기

SD카드는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파일 시스템에 작은 오류가 쌓일 수 있습니다. 이런 오류를 줄이기 위해, 1~2개월에 한 번 정도는 홈캠 앱이나 기기 설정 메뉴에서 SD카드를 포맷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포맷을 하면 기존에 녹화된 영상은 모두 지워지므로, 중요한 영상을 따로 백업해 둔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꾸준히 해주면, 카드가 갑자기 인식되지 않거나 영상이 깨지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4) 온도와 환경도 신경 쓰기

집 안이라도, 창가 근처나 베란다 쪽은 여름에 온도가 꽤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부 SD카드는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을 때 수명이 빨리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홈캠을 직사광선을 직접 받지 않는 위치에 두고, 제품 설명에 표기된 동작 온도 범위를 참고해서 너무 극단적인 환경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홈캠은 마음의 안정을 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사고가 생겼을 때 영상이 없으면, 그보다 더 허무한 일도 없습니다. 카메라 본체를 어떤 걸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작은 SD카드를 어떤 기준으로 고르느냐에 따라 실제로 남는 기록의 신뢰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연속 녹화 환경에 맞게 설계된 고내구성 SD카드, 충분한 용량, 적절한 속도 등급을 갖춘 제품을 선택해두면, 매일 홈캠 앱을 열어보지 않아도 한층 더 안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