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려고 교통카드를 찍었는데, 갑자기 잔액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혹은 소득공제를 신청하려고 보니 교통카드 번호를 적으라고 해서, 카드번호가 어디 있는지 한참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실물 카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휴대전화로 결제하는 모바일 티머니까지 있다 보니 더 헷갈리기도 합니다. 알고 보면 방법은 어렵지 않은데, 처음에는 어디를 봐야 할지, 어떤 메뉴를 눌러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티머니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손에 들고 다니는 실물 카드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모바일 티머니입니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둘 다 내부적으로는 ‘카드번호’가 있어서 잔액 조회, 소득공제, 분실 신고 등에 사용됩니다. 아래에서 각각의 경우에 카드번호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실물 티머니 카드에서 카드번호 확인하는 방법

실물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카드번호를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직접 카드를 보는 것입니다. 특별한 장비나 앱이 필요하지 않아서 가장 확실합니다.

먼저 카드를 뒤집어서 뒷면을 봅니다. 대부분의 티머니, 캐시비, 레일플러스처럼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카드들은 뒷면 하단이나 한쪽 구석에 숫자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표시를 찾을 수 있습니다.

  • CARD NO.
  • 카드번호
  • No. 뒤에 숫자

그 옆이나 아래에 길게 이어진 숫자들이 적혀 있는데, 이 숫자가 바로 카드번호입니다. 카드 종류와 발급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형태가 많습니다.

  • 1000-1234-5678-9012 와 같이 16자리 숫자를 네 자리씩 끊어서 적어 둔 경우
  • 1234567890 처럼 하이픈 없이 10자리 안팎의 숫자로 되어 있는 경우

디자인이 화려한 한정판 카드나 캐릭터 카드의 경우, 카드번호가 눈에 잘 안 띄게 아주 작게 인쇄되어 있기도 하고, 정가운데가 아니라 모서리 쪽이나 위쪽에 찍혀 있을 때도 있습니다. 카드 보호를 위해 투명한 스티커가 덮여 있으면, 스티커 위에서 비쳐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아무리 봐도 숫자가 안 보인다면, 카드가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단순 기념 카드이거나, 특수 발급 방식으로 만들어진 카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카드번호가 일반적인 자리에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 티머니에서 카드번호 확인하는 방법

스마트폰으로 지하철 개찰구나 버스 단말기에 ‘톡’ 하고 찍어서 결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별도의 실물 카드 없이 휴대전화 안에 가상의 카드가 들어 있는 셈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모바일 티머니입니다.

모바일 티머니를 사용한다면, 보통 전용 앱을 설치해 두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앱 안에서 가상 카드의 카드번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화면에 전체 번호가 그대로 보이게 해 두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안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티머니 앱을 실행합니다.
  2. 앱 화면에서 ‘내 티머니’, ‘카드 관리’, ‘결제 수단’처럼 카드 정보를 모아 둔 메뉴를 찾습니다.
  3. 해당 메뉴에 들어가면 현재 사용 중인 모바일 티머니 카드가 표시됩니다.

이때 카드번호가 전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1234 처럼 앞부분은 별표로 가리고, 뒷부분 몇 자리만 보이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 번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본인 인증을 한 뒤에만 전체 번호를 보여 주도록 설정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다른 사람이 우연히 화면을 봤을 때 카드정보가 그대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자체에 들어 있는 USIM(유심)이나, 기기 내부 저장소에 카드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구조라서, 실물 카드를 별도로 꺼내 볼 수 없는 대신 앱 안에서 관리한다고 이해하면 편합니다.

실물 카드를 웹사이트나 앱에 등록해 둔 경우

실물 티머니 카드를 오래 쓰다 보면, 잔액을 확인하거나 분실했을 때 환불을 받기 위해 카드번호를 온라인에 등록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득공제를 신청할 때도 카드번호를 입력해서 등록해 두어야 합니다. 이처럼 웹사이트나 다른 앱에 미리 등록해 둔 카드라면, 거기에서도 관련 정보를 일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티머니 관련 웹사이트나 앱에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한 뒤, ‘나의 티머니’, ‘카드 등록/관리’, ‘소득공제’ 메뉴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등록해 둔 카드 목록이 나옵니다. 이 목록에는 카드 이름과 함께 카드번호가 표시되지만, 대부분 전체 번호 대신 앞부분을 가린 형태로 보여 줍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식입니다.

  • ****-****-****-1234 처럼 뒷자리 일부만 보이는 경우
  • 1234로 끝나는 카드, 처럼 뒷 네 자리만 강조하는 경우

이렇게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보안 때문입니다. 웹사이트의 역할은 이미 사용자가 직접 입력해 둔 카드를 관리하는 것이지, 전체 카드번호를 다시 알려 주는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내가 정확히 어떤 번호를 입력했는지 다시 확인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은행 앱이나 다른 교통카드 관련 앱에 티머니 카드를 연동해 둔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잔액 조회나 사용 내역 확인은 가능하지만, 전체 카드번호는 대부분 마스킹 처리되어 있습니다. 화면에 노출되는 정보가 많을수록 악용될 위험이 커지므로, 필수적인 내용만 보여 주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카드번호가 왜 중요한지 알아두면 좋은 점

단순히 카드번호를 외워 둘 필요까지는 없지만, 언제 어디에 필요한 정보인지 알고 있으면 나중에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대표적으로 카드번호가 쓰이는 경우를 몇 가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말에 소득공제 신청을 할 때 교통비 사용 내역을 합산하기 위해 카드번호를 입력할 때
  • 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분실 신고를 하거나 환불을 신청할 때
  • 온라인에서 잔액을 조회하거나 특정 서비스에 카드를 등록할 때

실물 카드를 잃어버렸는데, 미리 어디에도 카드번호를 적어 두지 않았다면 나중에 번호를 되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고객센터에 문의하더라도 본인 확인 절차가 복잡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카드번호를 아예 확인해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자주 쓰는 카드는 카드 뒷면을 한 번 확인해 두고, 필요한 경우 사진을 찍어 개인적으로 보관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사진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올리지는 않아야 합니다.

모바일 티머니를 쓰고 있다면, 앱의 ‘카드 관리’ 화면에 어떻게 번호가 표시되어 있는지 한 번 정도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디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 미리 알고 있으면, 나중에 급하게 필요할 때 훨씬 수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