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창경궁에 차를 가져가 본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내비게이션에서는 분명히 도착했다고 알려줬는데, 눈앞에는 주차장을 찾으려는 차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게 도착했을 뿐인데 “만차”라는 표시가 떠 있고, 어디에 차를 세워야 할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이후로는 창경궁에 갈 때마다 미리 주차 정보를 찾아보고, 대안 주차장까지 함께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어서, 한 번 정리해 두면 두고두고 편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경궁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 접근하기는 편하지만, 그만큼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주차장이 매우 혼잡해집니다. 특히 봄철 벚꽃이 필 때나 단풍철, 연휴 기간에는 오전부터 주차장이 가득 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창경궁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어떤 주차장이 어디에 있고 대략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는지, 또 만차일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미리 알아두면 훨씬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창경궁 자체 주차장 이용 방법
창경궁 바로 앞에 있는 자체 주차장은 입구와 가깝고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쉬운 선택지입니다. 길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내비게이션만 찍고 가면 바로 찾을 수 있고, 매표소와도 가까워 걸어가는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이 주차장은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매표소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창경궁 관람 시간보다 조금 더 길게 열려 있어서 관람을 마친 뒤 주변을 잠깐 둘러보고 나와도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창경궁이 쉬는 날이라 궁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주차장 자체는 운영하는 것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알고 있으면 주변에 다른 볼일이 있을 때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요금 체계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기본적으로 10분당 1,000원이 부과되고, 이후에는 5분마다 500원씩 추가되는 방식으로 계산됩니다. 다 합쳐서 하루 동안 내야 하는 최대 요금은 10,000원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오래 세워 둔다고 해서 그 이상 계속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금액은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 기준입니다.
할인 제도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경차와 저공해 차량은 주차 요금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고, 장애인, 국가유공자, 고엽제후유의증 환자의 경우에는 약 80%까지 큰 폭으로 할인이 적용됩니다. 두 자녀 이상이 있는 다자녀 가정 차량, 서울시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는 차량에도 일정 비율의 할인 혜택이 제공됩니다. 다만,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관련 카드나 스티커, 증명서 등 증빙 자료를 주차 요금 정산 시 제시해야 합니다. 깜빡 잊고 준비하지 않으면 할인 적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차량에 미리 넣어 두거나 출발 전에 챙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주차장의 가장 큰 단점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제 수용 가능 대수는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리 안내되기도 하지만, 대략 승용차 기준 수십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늦은 시간만 되어도 거의 만차가 되는 일이 잦아, 주차장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나오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를 꼭 가져가야 한다면, 주차장으로 바로 가기 전에 내비게이션이나 주차 관련 앱에서 주변 주차장 상황을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요즘에는 ‘모두의 주차장’, ‘T맵 주차’, 내비게이션 앱 등에서 실시간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주차 가능 대수를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만약 창경궁 주차장이 이미 만차라면 바로 주변 대안 주차장으로 향하는 식으로 동선을 잡으면, 도로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됩니다.
창경궁 주변 대안 주차장 살펴보기
창경궁 자체 주차장이 이미 꽉 찼다면, 주변 공영 주차장이나 병원 주차장, 민영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금 더 걸어야 할 수는 있지만, 도로에서 오래 기다리느니 걸어서 이동하는 편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때가 많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주차장
창경궁과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주차장이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101에 위치하며, 창경궁에서 도보로 약 5분에서 10분 사이 거리입니다. 길만 익숙하다면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걸어도 부담이 크지 않은 거리입니다.
이곳은 서울대학교병원 전체 주차 요금 체계에 따라 요금이 부과됩니다. 일반적으로 병원 주차장은 공영 주차장보다 조금 더 비싼 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창경궁 앞 공영 주차장보다는 비용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대신 병원 건물과 연결되어 있고, 규모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 자리가 없어서 여러 번 빙빙 도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자리가 급하게 필요할 때, 혹은 비가 많이 오는 날처럼 이동 거리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은 선택지입니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공영주차장
조금 더 걸을 수 있다면, 대학로 쪽 공영 주차장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합니다. 그중에서도 많이 알려진 곳이 종로구 대학로8길 109에 있는 마로니에공원 공영주차장입니다. 이곳은 24시간 운영되는 주차장으로, 시간에 관계없이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편리합니다.
요금은 5분당 400원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 기준대로 계산하면 1시간 동안 머물렀을 때 약 4,800원이 됩니다. 하루 최대 요금은 15,000원 선에서 운영되고 있어, 장시간 주차를 해도 일정 금액 이상은 올라가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공영 주차장의 요금과 할인율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니, 실제 이용 전에는 현장 안내판이나 시·구청 안내 자료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로니에공원 공영주차장의 또 다른 장점은, 주차 후에 대학로 일대를 함께 구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창경궁에서 도보로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지만,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공연 포스터도 구경하고, 카페나 서점에 잠깐 들렀다가 궁으로 향하는 식의 코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공영 주차장답게 경차, 저공해차, 다자녀 가정, 유공자 등 다양한 대상에게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종묘 공영 주차장
창경궁에서 약간 거리가 있지만, 넉넉한 주차 공간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는 종묘 공영 주차장이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종로 157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 역시 24시간 운영되는 공영 주차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금 체계는 마로니에공원 공영주차장과 비슷하게, 5분당 400원 정도를 기준으로 1시간에 약 4,800원이 청구되는 방식입니다. 1일 최대 요금도 15,000원 선에서 운영되고 있어 장시간 주차 시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공영 주차장 특성상 경차, 저공해차, 장애인, 국가유공자, 다자녀 등에게 일정 비율의 할인이 제공되며, 구체적인 할인율은 현장 안내문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주차 후 종묘를 먼저 둘러보고 도보로 이동해 창경궁을 이어서 관람하는 코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궁궐과 왕릉, 종묘를 차례대로 보면서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한 번에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차 세우기 편한 곳”을 넘어, 하루 일정 전체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선택지가 되기도 합니다.
혜화역 주변 민영 주차장
시간이 너무 촉박하거나, 공영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혜화역 주변 민영 주차장들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여러 빌딩과 상가 건물 주차장이 있어 선택지가 다양한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아남빌딩 주차장, 방송통신대학교 인근 주차장 등이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소규모 주차장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민영 주차장의 특징은 위치나 시설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주말에는 기본 요금이 올라가거나, 공연 시간대에 맞춰 요금을 높게 책정하는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주차장 입구에 게시된 요금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짧게 세워둘 때는 괜찮아 보여도, 두세 시간 이상 머물렀을 때 예상보다 큰 금액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금이 조금 높더라도, 차에서 내려 바로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창경궁까지의 도보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점 덕분에 시간적으로는 상당히 효율적인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움직이거나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울 때에는 이런 점이 크게 느껴집니다.
주차와 이동을 편하게 만드는 팁
창경궁 주변 주차장을 살펴보면 선택지는 생각보다 다양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더 복잡하고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주차와 이동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은 대중교통 활용입니다. 창경궁 주변은 지하철과 버스 노선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차를 가져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한 경우도 많습니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이나 안국역에서 내려 버스나 도보로 이동하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도심 구간은 교통체증이 잦고, 신호도 자주 걸리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예측하기 어려운 반면, 지하철은 시간표가 비교적 일정해 약속 시간을 맞추기에도 수월합니다.
차를 꼭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방문 시간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전 일찍 도착할수록 주차에 유리합니다.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늦은 오전에서 점심 시간 무렵에는 창경궁 자체 주차장은 물론 주변 공영 주차장까지 빠르게 자리가 차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이른 아침 시간이나 평일 낮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출발하기 전에 내비게이션 앱에서 목적지를 “창경궁 주차장” 하나만 찍는 것보다는, 근처 공영 주차장과 병원 주차장, 민영 주차장까지 함께 즐겨찾기에 등록해 두고 상황에 따라 바로바로 경로를 바꿀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방법도 좋습니다. 요즘 내비게이션 앱은 주변 주차장의 위치와 함께 예상 요금, 대략적인 혼잡도 등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막상 돌발 상황이 생겨도 비교적 침착하게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습니다.
짐이 많거나 유모차를 가져가야 하는 경우에는 동선을 조금 더 꼼꼼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부터 시도하되, 만약 이미 만차라면 어느 방향으로 나와서 어떤 도로를 타고 다음 주차장으로 이동할지 미리 머릿속에 그려 두면 좋습니다. 이렇게 준비해 두면 갑자기 진입로에서 돌아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도,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하거나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창경궁 일대는 궁궐과 박물관, 대학로, 종묘 등 볼거리가 밀집해 있는 공간입니다. 덕분에 한 번의 방문으로 여러 장소를 함께 둘러볼 수 있지만, 그만큼 교통도 복잡하고 주차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어디에 세울까”만 생각하는 대신, 하루 일정을 어떻게 짤 것인지, 어느 순서로 이동할 것인지까지 함께 떠올려 보면, 주차 선택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어떤 날은 궁 관람 후 대학로 산책을 겸해 마로니에공원 공영주차장을 선택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종묘와 함께 보는 계획을 세우고 종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식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