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음악 편집을 시작했을 때, 좋아하는 노래에서 후렴만 잘라서 벨소리로 쓰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프로그램을 열어보니 버튼과 용어들이 너무 낯설어서, 어디를 눌러야 할지 한참을 헤매곤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번갈아 쓰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편하고, 초보자와 중급자, 그리고 전문 작업에 어울리는 도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고르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들
음악 편집 프로그램은 기능 자체보다 “어떤 목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아래 정도만 정리해 보면 훨씬 선택이 쉬워집니다.
- 노래 일부를 잘라내고 이어 붙이는 정도의 간단한 편집인지
- 보컬이나 악기를 직접 녹음해서 곡을 만들고 싶은지
- 유튜브, 브이로그, 발표 영상에 깔릴 배경음악이 필요한지
- EDM, 힙합 비트처럼 리듬 위주 전자음악을 만들고 싶은지
- PC 성능, 사용 운영체제(Windows, macOS, Linux),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이 기준을 떠올려 보면서 아래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고르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간단한 편집과 입문에 적합한 무료 프로그램
처음 음악 편집을 접할 때는, 기능이 너무 많은 프로그램보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단순한 도구가 훨씬 편하게 느껴집니다. 무료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보면, 나중에 유료 DAW로 넘어갈 때도 부담이 적습니다.
Audacity (Windows / macOS / Linux)
많은 사람들이 첫 음악 편집 프로그램으로 Audacity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노래 앞부분을 삭제하거나, 음량을 키우고, 잡음만 살짝 지우는 작업 정도는 Audacity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완전 무료이면서, 기본적인 편집·녹음·간단한 효과 적용이 가능
- 파형이 한눈에 보여서 자르기, 붙이기, 복사하기 작업이 직관적
- 전문적인 작곡, 복잡한 믹싱에는 한계가 있으나, 입문용 편집에는 충분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MP3나 WAV 파일을 잘라서 벨소리나 배경음악으로 쓰고 싶은 분
- 유튜브나 팟캐스트용 음성 녹음 후 노이즈를 정리하고 싶은 분
- 프로그램을 처음 써보는데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부담스러운 분
GarageBand (macOS / iOS)
애플 기기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GarageBand를 한 번쯤은 눌러보게 됩니다. 악기 하나씩 찍어 넣다 보면, 악보를 깊이 알지 못해도 그럴듯한 곡이 완성되기도 합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Mac, iPhone, iPad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악 제작/편집 앱
- 피아노, 드럼, 기타 등 다양한 가상 악기와 루프(미리 녹음된 패턴) 제공
-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 드래그·드롭만으로도 간단한 곡 구성 가능
- 전문 DAW에 비하면 세부 조정 기능은 제한적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Mac이나 iPad로 간단히 곡을 만들어보고 싶은 입문자
- 영상에 쓸 짧은 배경음악이나 브금(Background Music)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분
- 나중에 Logic Pro로 확장할 생각이 있는 Mac 사용자
BandLab (웹 / 모바일)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부담스럽거나, 이동 중에 떠오른 멜로디를 바로 기록하고 싶을 때는 BandLab 같은 웹 기반 도구가 편리합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브라우저나 모바일 앱으로 바로 사용 가능해 설치가 필요 없음
- 기본 가상 악기, 드럼 패턴, 이펙트 제공
- 다른 사람과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기능 탑재
- 꾸준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고, 복잡한 대형 프로젝트에는 다소 불리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아이디어를 녹음하고 편집해 두고 싶은 분
- 친구와 함께 가볍게 곡을 만들고 공유해 보고 싶은 분
- PC 사양이 낮거나, 회사/학교 PC에서 설치 없이 사용하고 싶은 분
전문적인 음악 제작에 사용하는 유료 DAW
조금 더 본격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거나, 녹음·믹싱·마스터링까지 한 번에 다루고 싶다면, DAW(Digital Audio Workstation)를 고려할 때가 됩니다. 아래 프로그램들은 모두 상업용으로 널리 쓰이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 비슷한 기본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Ableton Live (Windows / macOS)
Ableton Live는 전자음악, 라이브 공연, DJ 세트에 강점을 가진 DAW입니다. 처음 실행하면 ‘세션 뷰’라는 독특한 화면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여러 루프를 실시간으로 조합해 가며 곡의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실시간 루프 재생과 편집에 특화된 세션 뷰 제공
- EDM, 테크노, 하우스 등 전자음악 프로듀서에게 특히 인기
- 라이브 공연, DJ 플레이를 위한 기능과 컨트롤러 연동이 우수
- 초기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며, 인터페이스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자음악, 클럽 음악 위주로 작업하는 프로듀서
- 실시간으로 루프를 조합하며 공연을 하고 싶은 DJ
- 반복적인 리듬과 사운드를 빠르게 시도해 보고 싶은 분
Logic Pro (macOS)
GarageBand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프로그램이 Logic Pro입니다. macOS 전용이지만, 제공하는 악기와 이펙트, 편집 기능을 감안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Mac 전용 전문 DAW로, 작곡·편곡·녹음·믹싱·마스터링까지 모두 가능
- 오케스트라, 밴드, 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 대응 가능한 악기·루프 제공
- 영상과의 싱크 작업, 영화·게임 음악 작업에도 자주 사용
- Windows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제한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Mac으로 본격적인 음악 작업을 하고 싶은 분
- GarageBand에서 조금 더 세밀한 컨트롤을 원하게 된 사용자
- 보컬, 밴드 녹음부터 미디 작업까지 한 프로그램에서 해결하고 싶은 분
Cubase (Windows / macOS)
Cubase는 MIDI 작업에 강하고, 오랜 기간 작곡가들에게 사랑받아 온 DAW입니다. 오케스트라, 영화 음악, 게임 음악 등 정교한 미디 편집이 필요한 분야에서 특히 자주 언급됩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세밀한 MIDI 편집 기능과 악보 기반 작업에 강점
- 오케스트라 라이브러리와 함께 쓰일 때 높은 효율
- 오랜 개발 역사 덕분에 안정성과 기능성이 검증됨
- 인터페이스가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고, 상위 버전은 가격이 높은 편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클래식, 영화 음악, 게임 음악 등 편곡 위주의 작곡가
- 오케스트라, 합창 등 대규모 미디 트랙을 다루는 분
- 피아노 롤과 악보를 함께 보며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
FL Studio (Windows / macOS)
FL Studio는 한때 ‘비트 찍는 프로그램’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은 완성도 높은 전자음악 앨범도 충분히 제작 가능한 DAW로 자리 잡았습니다. 패턴 기반의 인터페이스 덕분에 드럼 루프를 만드는 데 특히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패턴·루프 중심의 작업 흐름으로, 비트 메이킹에 매우 적합
- 힙합, 트랩, EDM 프로듀서 사이에서 널리 사용
- 구매 후 평생 무료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정책
- 복잡한 오디오 녹음/편집은 다른 DAW에 비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음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힙합, EDM, 팝 등 리듬 중심의 곡을 만들고 싶은 분
- 마우스로 패턴을 찍어가며 직관적으로 비트를 만들고 싶은 비트 메이커
- 업데이트 비용 부담 없이 오래 쓰고 싶은 사용자
Pro Tools (Windows / macOS)
Pro Tools는 상업 스튜디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DAW로, 특히 녹음과 편집, 믹싱 분야에서 업계 표준으로 여겨집니다. 대형 스튜디오나 방송국, 영화 후반 작업 환경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규모 멀티트랙 녹음과 세밀한 오디오 편집에 최적화
- 스튜디오 간 세션 공유, 하드웨어 연동 등이 잘 구축되어 있음
- 프로페셔널 오디오 엔지니어에게 필수에 가깝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음
- 가격이 비싸고,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학습과 시간이 많이 필요
추천되는 사용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스튜디오에서 다수의 마이크를 동시에 녹음해야 하는 환경에 있는 분
- 상업용 음반, 방송, 영화 후반 작업을 목표로 하는 오디오 엔지니어
- 업계에서 사용되는 표준 워크플로를 익히고 싶은 분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좋을까
여러 프로그램을 다 써보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처음부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기준으로 좁혀 보면 도움이 됩니다.
- 목적이 단순 편집이면: Audacity, GarageBand, BandLab처럼 무료이면서 간단한 도구부터 시작
- Mac 사용자는: GarageBand로 감을 잡은 뒤 필요에 따라 Logic Pro로 확장
- 전자음악, 비트 메이킹 위주라면: FL Studio나 Ableton Live를 우선 고려
- 오케스트라·영화 음악 중심이라면: Cubase나 Logic Pro를 중심으로 검토
- 전문 녹음 스튜디오를 지향한다면: Pro Tools를 장기 목표로 두고 천천히 접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무료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자신에게 맞는 작업 스타일을 어느 정도 파악한 뒤에 유료 DAW로 넘어갑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을 하려 하기보다, 가볍게 시작해서 점점 확장해 나간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부담이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