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현관문을 열다가 손잡이가 헛도는 느낌이 들면 괜히 불안해집니다. 어느 날 문이 잘 잠기지 않아 열쇠수리점을 부르려다, 천천히 구조를 살펴보고 직접 손잡이를 교체해 본 적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지만, 작은 실수 때문에 문이 잘 안 닫히는 바람에 다시 분해하고 조립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시도하는 분들도 따라 하기 쉽게 현관문 손잡이 교체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현관문 손잡이 교체 전 준비 사항

현관문 손잡이는 종류가 다양해서, 기존 제품과 규격이 맞지 않으면 설치가 잘 안 되거나 문이 안 잠길 수 있습니다. 교체 전에는 아래 내용을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레버형인지 둥근 노브형인지 형태 확인
  • 실내측 잠금장치(버튼, 돌림잠금 등) 유무 확인
  • 문 두께와 손잡이 설치 구멍 지름, 나사 구멍 간격 확인
  • 방문용인지, 현관용(열쇠로 잠그는 타입)인지 확인

가능하다면 기존 손잡이를 스마트폰으로 여러 각도에서 사진 찍어 철물점이나 공구상가에 보여 주면, 호환되는 제품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필요한 공구와 준비물

기본적인 공구만 있으면 대부분의 현관문 손잡이는 충분히 교체할 수 있습니다.

  • 새 현관문 손잡이 세트 (실내/실외 손잡이, 래치, 나사 포함)
  • 십자드라이버
  • 망치 (래치나 스트라이크 플레이트가 잘 안 빠질 때만 사용)
  • 보호 장갑 (선택, 미끄럼 방지 및 손 보호용)
  • 깨끗한 천 또는 걸레 (먼지, 쇳가루 제거용)

새 손잡이 세트에는 대부분 나사와 래치(문 옆쪽에서 나오는 혀처럼 생긴 부품)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구성품이 모두 있는지 먼저 확인해 두면 작업 중에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기존 현관문 손잡이 분해하기

분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나사 위치를 기억하는 것’과 ‘힘을 너무 많이 주지 않는 것’입니다.

  • 실내측 손잡이의 나사를 먼저 찾습니다. 손잡이 장식판 주변 또는 손잡이 아래, 옆면을 살펴보면 십자나사가 2개 정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십자드라이버로 나사를 모두 풀어 줍니다. 이때 나사가 떨어져 굴러가면 찾기 어려우니 작은 그릇이나 상자에 따로 모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나사를 풀면 실내측 손잡이가 느슨해지는데,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당겨 빼냅니다. 안쪽에 연결된 기둥(스핀들)과 판금 부품이 함께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 실내측 손잡이를 제거하면 바깥쪽 손잡이도 흔들어 보면 자연스럽게 빠지거나, 약간 힘을 주면 분리됩니다. 문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비틀기보다는 곧게 당기는 느낌으로 빼내는 것이 좋습니다.

문 옆 래치와 문틀 스트라이크 플레이트 제거

현관문 옆쪽에서 튀어나와 문틀과 맞물리는 부품을 래치, 문틀 쪽에 받쳐 주는 금속판을 스트라이크 플레이트라고 부릅니다.

  • 문 측면(문이 닫힐 때 닿는 부분)을 보면 금속판과 그 안에서 튀어나온 래치가 보입니다. 금속판에 있는 나사를 풀어 주면 래치가 빠질 준비가 됩니다.

  • 나사를 모두 제거한 뒤, 래치를 손으로 잡고 좌우로 살살 흔들며 빼냅니다. 잘 빠지지 않으면 망치로 래치 판 가장자리를 가볍게 두드려 느슨하게 만든 뒤 당깁니다. 이때 문틀이나 문짝이 찍히지 않도록 너무 강하게 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문틀에 있는 스트라이크 플레이트(문이 닫힐 때 래치가 걸리는 금속판)도 나사를 풀어 분리합니다. 새 손잡이에 포함된 스트라이크 플레이트와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면 그대로 교체하고, 기존 것이 더 잘 맞으면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새 현관문 손잡이와 래치 설치하기

설치는 분해의 역순이지만, 방향을 잘못 맞추면 문이 안 잠기거나 손잡이가 반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 먼저 새 래치를 문 옆 구멍에 끼웁니다. 래치의 ‘혀’처럼 나온 부분은 문을 닫을 때 문틀 방향으로 눌리도록 방향을 맞춰야 합니다. 래치 금속판의 나사 구멍을 문에 있는 기존 구멍과 잘 맞춘 뒤 나사를 조여 고정합니다.

  • 이어서 바깥쪽 손잡이를 문 구멍에 넣습니다. 이때 래치와 연결되는 기둥(또는 사각봉)이 문을 통과해 실내측으로 잘 나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실내측 손잡이를 기둥에 맞춰 끼웁니다. 손잡이 장식판과 문 표면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밀착시킨 뒤, 양쪽의 나사 구멍이 반듯하게 맞도록 조정합니다.

  • 동봉된 나사로 실내측 손잡이를 고정합니다. 나사를 번갈아 조금씩 조여 주면 손잡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 있게 조여집니다. 손잡이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조이되, 나사 머리가 뭉개지지 않도록 과도한 힘은 피합니다.

  • 마지막으로 문틀에 새 스트라이크 플레이트를 설치합니다. 기존 나사 구멍과 잘 맞추고, 문을 살짝 닫아 보면서 래치가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위치인지 확인한 뒤 나사를 조여 고정합니다.

손잡이 작동 및 잠금 기능 점검하기

설치가 끝났다면 바로 나사를 다 조여 버리기보다, 여러 번 열고 닫아 보며 미세 조정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문을 천천히 닫아 보며 래치가 스트라이크 플레이트 구멍에 부드럽게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문을 세게 닫아야만 잠긴다면, 스트라이크 플레이트 위치를 약간 위·아래 또는 안쪽·바깥쪽으로 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손잡이를 돌렸을 때 래치가 충분히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튀어나오는지,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는지 확인합니다.

  • 실내측 잠금 버튼이나 돌림장치가 있다면 잠그고 여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 봅니다. 현관 열쇠를 사용하는 타입이라면, 문을 닫은 상태에서 열쇠로 잠그고 여는 동작도 꼭 테스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 시 유용한 팁과 주의할 점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도 몇 가지만 기억하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분해 전에 손잡이와 래치, 나사 위치를 휴대폰으로 여러 장 찍어 두면 조립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 오래된 문은 나사 구멍이 헐거워져 새 나사가 잘 고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성냥개비나 이쑤시개를 잘라 넣고 나사를 조이면 임시로 단단하게 고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작업 중 문이 잠겨 버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가능하다면 문을 완전히 열어 둔 상태에서 진행하고, 문틀에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문발판이나 문끼움쇠를 사용하면 안전합니다.

  • 새 손잡이를 설치했는데도 문이 비틀어져 닫히기 어렵거나, 래치 위치가 도저히 맞지 않을 정도로 틀어져 있다면 문짝 자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무리해서 손보려 하기보다 열쇠공이나 목수의 도움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번 직접 교체해 보면 구조를 이해하게 되어, 이후에 손잡이가 헐거워지거나 문이 잘 안 잠길 때도 원인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두르지 않고, 각 단계마다 작동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