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례식장에 들어섰던 날, 문 앞에서 잠시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부의금을 어떻게 건네야 할지, 절은 몇 번 해야 하는지, 향은 어디에서 피워야 하는지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웠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동선을 하나씩 눈여겨보며 따라 하다 보니,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고인을 생각하는 마음’과 ‘유가족을 향한 배려’라는 점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런 경험과 함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장례식장 예절을 정리한 것입니다.
장례식장 방문 전 준비
장례식장에 가기 전에는 기본적인 복장과 부의금,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것이 좋습니다.
복장은 검은색, 짙은 남색, 회색처럼 눈에 띄지 않는 차분한 색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짧은 치마, 화려한 액세서리, 선명한 색상의 옷은 피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회사에서 바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옷차림이 너무 가볍게 느껴질 경우 겉에 어두운 코트를 걸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습니다.
부의금은 봉투에 미리 넣어 이름을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고인과의 관계, 자신의 형편을 고려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준비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조문하는 진심입니다.
장례식장 도착 후 기본 예절 순서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대부분의 빈소에서 비슷한 흐름으로 조문이 진행됩니다. 지역과 종교, 가정의 장례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주변의 안내를 우선으로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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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소 위치 확인 및 입장
장례식장 입구 안내 데스크에서 고인의 이름을 말하면 빈소 위치를 알려줍니다. 복도가 시끄럽지 않도록 대화를 줄이고, 빈소에 가까워질수록 발걸음과 말소리를 자연스럽게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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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명록 또는 조문 기록
많은 빈소에서는 들어가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거나 전자 조문 기록을 남깁니다. 이름과 소속(회사명, 동문 등)을 간단히 적으면 되며, 길게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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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향 또는 헌화
불교식이나 일반 장례에서는 향을 피워 분향하고, 기독교식이나 종교 색이 옅은 장례에서는 꽃을 올리는 헌화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방식을 따를지 애매하다면, 빈소 앞에 준비된 절차 안내나 앞서 조문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살펴보고 그대로 따르면 무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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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정 앞에서의 절과 묵념
분향 또는 헌화를 마친 후에는 영정을 향해 두 번 절을 하거나, 종교에 따라 묵념 또는 기도를 올립니다. 절 대신 고개 숙여 잠시 묵념하는 것도 무례한 행동은 아닙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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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유가족에게 인사와 위로
영정에 예를 올린 뒤, 유가족이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곳으로 이동해 조용히 인사를 나눕니다. 이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이 상심하셨지요”,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와 같이 길지 않지만 진심이 담긴 말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가족이 말문을 잇지 못하더라도, 잠시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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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의금 전달
부의금은 유가족이 직접 받기도 하고, 빈소 입구 접수대에서 받기도 합니다. 해당 장례식장의 안내에 따라 조용히 봉투를 건네면 됩니다. 굳이 금액을 언급하거나 설명할 필요는 없고, 간단히 고개를 숙이며 건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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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조문 후 자리 정리
조문을 마쳤다면 너무 오래 자리를 차지하기보다는, 상황을 보며 적당한 시간 후에 조용히 빈소를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유가족이 식사를 권유하거나 자리를 함께하자고 하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함께하며 위로의 마음을 전하면 됩니다.
유가족 입장에서의 장례식장 예절
유가족의 입장은 조문객과는 또 다릅니다. 슬픔이 크지만, 찾아온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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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 맞이
찾아준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를 건네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일일이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조문객은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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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및 자리 안내
장례식장에서는 조문객에게 간단한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가족은 직접 동석하지 못하더라도, “식사 편히 하고 가세요” 정도의 한마디를 전하며 조문객이 어색하지 않도록 배려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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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챙기기
몇 날 며칠을 장례식장에서 보내다 보면 유가족의 체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교대로 자리를 지키고, 간단한 식사와 휴식을 틈틈이 챙겨야 장례 절차를 끝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습니다.
장례 절차의 기본 흐름 이해하기
장례 방식은 종교와 지역, 가정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인 3일장 기준으로 대략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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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관
고인의 시신을 관에 모시는 절차입니다. 가까운 가족들이 함께하며, 마지막으로 얼굴을 뵙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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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조문 기간
발인 전날까지 조문객을 맞이하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 유가족은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조문객은 빈소에서 분향·헌화, 절, 위로 인사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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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 및 운구
발인은 고인을 빈소에서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절차입니다. 운구차를 따라 화장장이나 묘지로 이동하며, 이때도 간단한 예식이나 기도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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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 또는 봉안
매장을 하는 경우에는 묘지에 관을 내리는 하관식을 진행하고, 화장을 선택한 경우에는 봉안당이나 납골당에 고인의 유골을 모십니다. 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고인의 마지막을 끝까지 지켜보며 작별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향 피우는 법(분향)과 주의점
향을 피우는 분향 의식은 고인을 공경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의미가 있습니다. 장례식장마다 조금씩 방식이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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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향 집기
향이 준비된 향합에서 손으로 향 1~3개 정도를 집습니다. 장례식장에서는 1개 또는 2~3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옆 사람들의 사용 개수를 참고해 따라 하면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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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향에 불 붙이기
준비된 촛불이나 라이터, 성냥으로 향의 끝부분에 불을 붙입니다. 이때 몸을 너무 앞으로 숙여 옷에 불이 닿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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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 끄기
향 끝이 붉게 타오르면, 손으로 살짝 흔들어 불꽃만 꺼 주고 연기만 나도록 합니다. 소리를 내어 세게 불거나, 입을 너무 가까이 가져가 향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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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향 꽂기
연기가 피어오르는 향을 두 손으로 받들 듯 잡고, 향로에 조심스럽게 꽂습니다. 이때 향의 불붙은 부분이 영정 쪽을 향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미 꽂혀 있는 향과 너무 겹치지 않게 간격을 두고 세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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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절과 묵념
향을 꽂은 후에는 한두 걸음 물러나 영정을 향해 두 번 절하거나, 잠시 눈을 감고 묵념을 올립니다. 절이 어려운 상황이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것으로 대신해도 괜찮습니다.
분향 시에는 다음과 같은 점을 함께 유의하면 좋습니다.
- 향을 너무 많이 집어 들지 않습니다. 1~3개면 충분합니다.
- 불이 완전히 꺼지고 연기만 나는지 확인한 후 향로에 꽂습니다.
- 옷이나 머리카락이 불꽃에 닿지 않도록 거리를 충분히 둡니다.
- 방법이 헷갈릴 때는 앞사람의 동작을 천천히 살펴본 뒤, 그대로 따라 하면 자연스럽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 태도
장례식장 예절의 핵심은 ‘조용함과 절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기본적인 태도를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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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사용 자제
입장 전에는 휴대전화 벨소리를 진동이나 무음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꼭 통화가 필요하다면 빈소 밖으로 나가 짧게 이야기하고, 복도에서도 큰 소리는 피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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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음주, 식사 태도
유가족이 식사를 권할 경우 감사한 마음으로 조용히 식사하면 됩니다. 다만 과음하거나 지나치게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라도, 이곳이 슬픔을 나누는 자리임을 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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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을 향한 배려
유가족이 말을 잇기 힘들어할 때에는 굳이 오래 붙잡아 두지 말고, 짧은 위로 인사 후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불필요한 질문이나 근황 대화보다는,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처럼 부담을 덜어 주는 한마디가 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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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 촬영 자제
장례식장 안에서의 사진 촬영은 대부분 권장되지 않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촬영이 필요하더라도, 유가족의 동의를 먼저 구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가짐
장례식장 예절을 하나하나 완벽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인을 향한 존중과 유가족을 향한 진심 어린 위로입니다. 절을 한 번 더 했는지, 향을 두 개를 들었는지 세 개를 들었는지보다, 어색함을 무릅쓰고 발걸음을 옮겼다는 사실 자체가 유가족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방식이 맞는지 헷갈릴 때에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잠시 살펴보고 천천히 따라 하면 괜찮습니다. 실수할까 걱정하는 마음 자체가 이미 예의를 지키고 싶어 하는 태도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